‘강남에 건물 사는 것 목표’ 의미 묻는 檢 질문에, 정경심 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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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27일 13시 25분


정경심 동양대 교수 © News1
정경심 동양대 교수 © News1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가족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5촌 조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교수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 심리로 열린 조범동 씨(37)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13차 공판기일에 참석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정 교수는 구치소에서 곧장 법정으로 출석했다. 그는 회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나타나 증인석에 올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씨와 주고받은 문자 등을 제시하며 두 사람이 ‘투자’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지 신문을 시작했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질문에 “공소사실과 연관이 있어 진술을 거부하겠다”, “추측에 의한 답변을 하고 싶지 않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으로 답변했다.

다만 언론에 보도된 ‘강남 건물 목표’ 문자나 ‘투자자금’이라는 용어 사용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검찰은 2017년 7월 정 교수가 동생에게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 사는 것’이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그 의미를 물었다. 검찰은 앞서 정 교수의 재판에서도 이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조범동 씨에게 투자 설명을 들은 뒤 수백억대 강남 건물을 사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극히 사적인 대화였다”며 “언론플레이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의 배경에 대해 “(당시)서울 역삼역 근처 카페에서 (조범동 씨와) 커피를 마시며 ‘이런 건물은 얼마나 하느냐고 물었고, 조 씨는 ‘40~50억한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자신이 보유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건물은 당시 26억원을 호가했다는 설명도 했다.

이어 “조 씨가 제게 ‘강남 건물로 사시죠’라고 해서 기분이 ‘업’이 돼서 저런 이야기를 동생에게 한 것”이라며 “강남 빌딩을 살 만큼 무모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정 교수가 조 씨에게 ‘투자자금’을 언급한 문자를 제시하자 “전공이 문학이다. 말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상대방 말을 따라쓰는 경향이 있어서 따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질은 투자가 아니라 대여라는 취지다.

정 교수는 2016년 조 씨에게 “늘 도와줘서 감사하다. 새해에 더 많이 도와달라”고 문자를 보낸 것에도 큰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정 교수는 “저는 성격상 밑의 직원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조 씨는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회삿돈 72억여원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허위 공시와 주가 조작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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