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이사장 “확진 간호사, 책임감에 펑펑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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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27일 14시 04분


사진=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페이스북.
사진=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페이스북.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두 사람을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이 이사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명지병원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 94일 만에 내부 희생자가 나왔다”며 “국가지정 격리병동을 전담해 오던 간호사 2명이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어 확진 판정 후 명지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명지병원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던 20, 30대 간호사 2명은 25일과 26일에 걸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어제까지 돌보던 환자들 옆에서 본인들이 격리 치료를 받게 된 것”이라며 “다행히도 어젯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전수 검사를 시행한 격리병동의 나머지 의료진 45명은 모두 음성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2월 말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폭증하면서부터 명지병원에도 전원된 환자들이 늘어났고, 이후 9개 국가지정 격리병상의 평균 가동률은 7.3명이었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서 이 9명의 환자만을 보기 위해 완전 전담으로 일하는 의료인력이 43명이다. 간호사 34명, 간호조무사 5명, 전담 레지던트 2명, 전담 주치의 교수 2명”이라며 “물론 이를 지원하는 다른 행정 및 의료지원 인력과 협진하는 심장내과 등 교수 인력도 별도”라고 병원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이들의 피로도가 100일이 다 되어 가면서 급속도로 쌓이고 있다”며 “지난 몇 개월 동안 자가격리 수준으로 병원과 집을 오가며 일하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원들이 너무 안쓰럽다”며 간호사들의 확진 판정에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확진 간호사 2명 중 1명이 주임 간호사인데, 책임감 때문에 확진 판정 후 입원해서 너무 펑펑 울었다 한다”며 “절대 자책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해당 간호사는 지난 19~21일 3일 연속 나이트 근무를 한 뒤 하루를 쉬고 다시 23~25일 3일 연속 이브닝 근무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의 상황은 평온하다. 환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신뢰에 가슴이 뿌듯하다”며 “격리 치료를 시작한 두 명의 간호사들에게 큰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명지병원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던 20, 30대 간호사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중환자를 포함한 5명의 확진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병원과 간호사 2명의 자택에 대한 소독을 마치고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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