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내달초 시기-방법 발표”
교육부, 격일등교-오전 오후반 검토… 이르면 5월 11일부터 학교갈수도
1주일간 교사-학부모 의견수렴
중대본 “방역 기준 높아야” 신중론
정부가 고3, 중3 학생부터 등교 개학을 추진하기로 했다. 온라인 개학과 마찬가지로 학년별 순차 개학을 하려는 것이다. 등교 개학 날짜는 이르면 다음 달 3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5월 중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수험생부터 순차 등교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교육부는 늦어도 5월 초에는 등교 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국민들에게 알려드릴 수 있도록 제반 절차를 진행하라”며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중3 학생들을 우선 고려해 순차 등교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간 교육계에서 나온 ‘초중고교 단계적 등교 개학’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그동안 학생 밀집을 피하기 위해 순차 개학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정 총리의 발언으로 고3과 중3의 우선 개학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등교 방식과 관련해 교육부는 급식 제공 없이 오전·오후반을 운영하거나 학년별로 주 2, 3회만 학교에 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 간에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서울과 충북 등 상당수 교육청도 이 방안에 긍정적이다.
등교 방식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은 반면 등교 시기는 유동적이다. 일단 교육부 관계자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중대본 회의 전에 등교 개학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5월 3일이나 4일에는 (등교 개학 일정 등) 다음 단계를 위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 연기나 온라인 개학 시작 등 주요 학사 일정을 발표할 때면 통상 1주일 정도 현장에 준비 시간을 줬다. 만약 5월 3일에 등교 개학 일정이 발표된다면 가장 빠른 등교 가능 시점은 5월 11일이 된다. 다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등교 개학을 할지 말지는 생활방역 기준보다 더 보수적이고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등교 개학’ 의견 청취 시작
교육부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교 준비를 위해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현장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듣는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학부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다. 28일에는 17개 시도 교육감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등교 개학 관련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최근 ‘등교 찬성’ 여론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열흘 가까이 하루 10명 안팎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가 등교 개학 기준으로 밝혔던 ‘신규 확진자 50명 이내 일주일 이상 지속’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여기에 겨울방학 이후 계속된 등교 중단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피로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현장 의견도 많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전언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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