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세탁’ 과제 주고 ‘이쁜 속옷 부끄부끄’ 댓글 단 초등1 담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8일 03시 00분


지난달에도 외모 평가-성차별 글… 울산교육청, 당시 주의조치만 내려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팬티를 세탁한 뒤 인증사진을 올리라는 과제를 내줘 물의를 빚고 있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이 올린 사진에 “섹시한”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으로 평가한 댓글까지 달았다. 이 교사는 지난해에도 같은 과제를 내주고 ‘섹시 팬티’라는 표현과 함께 아이들의 사진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무단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울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A 교사는 지난달 자신이 담임을 맡은 1학년 신입생들에게 자기소개와 사진을 온라인 대화방(네이버 밴드)에 올리라고 했다. 이어 그는 각 게시물에 “저는 눈웃음이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매력적이고 섹시한 ○○이”, “우리 반에 미인이 많아서 남학생들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불쾌감을 느낀 한 학부모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고를 넘겨받은 울산강북교육지원청은 A 교사에게 주의조치를 했다.

하지만 A 교사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달 24일 ‘효행 숙제’라는 명목으로 팬티를 세탁한 뒤 인증사진을 올리라는 과제를 내줬다. 이어 여학생들이 올린 사진에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분홍색 속옷 이뻐요” 등의 댓글을 올린 것이다.

그는 지난해 담임을 맡은 저학년 학생들에게도 같은 과제를 내줬다. 이어 학생들의 사진을 영상으로 편집해 ‘섹시 팬티, 자기가 빨기’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또 어린 학생들 앞에서 ‘I‘m So Sexy’라는 노래 가사에 맞춰 춤을 추는가 하면, 어떤 영상에서는 자신을 ‘변태교사’로 칭했다.

해당 교사는 이런 행동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섹시하다는 게 반드시 성관계를 의미하는 게 아니고, 그저 귀엽고 예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변태교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한국 사회에서 변태라는 단어가 오염됐다. 나는 모습을 바꾼다는 좋은 의미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를 향해서는 “학교 일에 대해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나보다”라는 식으로 비난하며 “일부 학부모의 지적 때문에 내 교육활동을 침해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아동 대상 외모 평가와 성적 편견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에 대해 애당초 주의조치에 그친 울산시교육청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비난이 커지자 울산시교육청은 27일 특별조사단 조사와 함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김수연 sykim@donga.com / 울산=정재락 기자
#초등학교#변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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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0-04-28 08:09:06

    철저히 기본교육에 충실해야 할 기초학년 자신의 팬티 노출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기본 교육인가?

  • 2020-04-28 13:27:49

    이 놈을 그냥두면 1년안에 미성년제자 성폭행 분명히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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