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지게 여성 초선의원이”…의성군의회 의장 막말 ‘파문’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8일 14시 20분


김영수 군의장, 간담회서 술 취해 비례 여성의원에 막말
나흘 뒤 비공개 의원간담회에서 해당 의원에 공개 사과

김영수 경북 의성군의회 의장이 술에 취해 동료 여성 군의원에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의성군의원 등에 따르면 제239회 임시회를 앞둔 지난 2일 시내 한 음식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경예산 간담회가 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긴급 편성한 30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 군의회에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자리였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김영수 의장을 비롯해 총무위원회 소속 의원 7명, 군 집행부 간부 4명이 참석한 가운데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 자리로 준비됐다.

김 의장의 여성 비례의원에 대한 막말 및 비하 논란은 간담회가 끝날 무렵 발생했다.

여성 비례의원(운영위원장)인 A의원이 김 의장에게 ‘앞으로 집행부와 소통을 잘해서 의원들을 대변해 주시고, 집행부와 의회가 소통이 잘 되게 해달라’라는 취지의 말을 건넸다.

김 의장은 이에 “×× 같은 게 건방지게 뭘 안다고 여성 초선 비례의원이…”라며 A의원에게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하려면 성질부터 고쳐라”라고 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A의원이 발끈했지만 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집행부 간부들이 둘 사이를 말리면서 간담회 자리는 어색하게 끝났다.

자리를 함께 했던 일부 동료 의원들과 집행부 간부는 당시 김 의장이 술에 취해 있었다고 전했다.

A의원은 나흘 뒤 군의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간담회에서 김 의장의 막말 사태를 공식 거론하며 김 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막말을 일부 인정하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의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그 날 허리가 아파서 간담회 30분 전까지 인근 병원에 있었다. 그래서 술을 먹지 않았다”라고 했다가 추후에 다시 가진 전화통화에서는 “5잔 정도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A의원에게 ‘×× 같은 게’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 ‘지역구 의원을 출마하려면 성질부터 고쳐라’라는 말은 했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동료 의원은 “술을 많이 마셨다. 취중진담이다. 김 의장이 평소 여성 초선 비례의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추태였다. 한마디로 모욕성 발언이었다”며 “같은 동료 의원으로서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다른 의원은 “의성군의회는 의원 13명 중 초선은 7명, 비례 여성의원은 2명이다. A의원은 초선인 비례의원이지만 운영위원장을 맡아 지역구의원 못지 않게 열심히 활동했다”며 “왜 초선 여성 비례의원이란 이유 때문에 이 같은 모욕을 당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막말 소식을 접한 한 주민은 “모두가 힘들어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긴급편성한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성 초선 비례의원 비하 막말을 서슴치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의성=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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