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3학년부터 내달 등교개학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3 학생들은 등교를 반겼지만 혹시 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가능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중·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8일 소식을 전해들은 고3 학생들은 대입을 위해서는 등교가 더는 늦춰져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경남 창원시에 사는 고교 3학년생 서모양(18)은 “고3은 입시와 직결돼 (등교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등교를 반기지만 싱가포르처럼 될까봐 걱정되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등교개학에 앞서 등교 학생을 대상으로 자가진단 시스템을 가동하고 방역·위생물품 비축, 감염병 예방 사전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 안에서 코로나19 의심자나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를 가정한 모의훈련도 오는 29일까지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고3 학생들은 불안함을 떨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양은 “모의훈련을 통해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학생 대부분이 급식실 등에서 접촉자가 돼 있을 거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등교개학에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3 학생들이 등교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학사일정이 밀리면서 대입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촉박해졌기 때문이다.
충남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 중이라는 고3 김모양(18)은 “학사일정이 정상적이었다면 5달 정도 대입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서 “5월 초에 등교개학을 한다고 해도 (준비기간이) 3달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김양은 등교개학이 계속 연기되면 3학년이 되기까지 2년 동안 노력해 준비한 학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김양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보다 사회적 낙오자가 되는 것이 더 두렵다”면서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은 내 인생과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전염이 된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인 김태희양(15·서울 서초구)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안 좋은 소문이 돌고 괜히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학업에 예민한 시기여서 건강뿐만 아니라 성적도 자연스럽게 걱정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입시문제가 달려 있는 고3은 다른 학년보다 개학을 조금 일찍 시작하고 중3은 고3과 묶지 말고 따로 추후에 개학을 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교내에서 학생들이 방역수칙과 학교 통제를 문제없이 따를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대전 서구에서 사는 중3 이지인양(15)는 “접촉제한 같은 경우 실제로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잘 지켜질 것 같지 않다”면서 “(교육당국에서)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지만 학생 간 접촉을 어떤 방법으로 조치할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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