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돈 끌어쓴 ‘회장들’ 도피돕고 횡령 한통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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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리드-에스모 회장 등 추적
김봉현이 합의금 20억 내주고 金 은신호텔 한달간 예약해줘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으로부터 수백억 원대 투자를 받고 라임 펀드 수익률을 조작해 준 의혹을 받는 코스닥 상장사 ‘회장’들이 도피 장소를 마련해주는 등 서로 긴밀하게 얽힌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횡령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고 있던 올 초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한 달간 숨어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호텔 객실 예약자는 연예기획사 관계자인 홍모 씨(45)였다. 홍 씨는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 에스모의 실소유주 이모 회장(53·수배 중)의 오랜 사업 파트너다. 연예기획사 대표였던 이 회장은 2017년부터 에스모와 동양네트웍스 등의 실소유주 역할을 하면서 라임 펀드 자금 2400억여 원을 투자금으로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의 투자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 실소유주 김모 회장(54·수배 중)이 사기사건으로 고소를 당하자 합의금 20억 원을 김 전 회장이 대신 내준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8월 한 사업가가 리드의 김 회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는데, 김 전 회장이 이 사업가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주고 고소를 취소하도록 한 것이다. 리드의 김 회장은 2011년과 2012년, 2016년에도 사기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

김 전 회장의 측근은 “김 전 회장은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김모 회장(47·수배 중)과도 친분이 있었다”며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를 두고 두 사람이 사업 파트너로서 여러 번 의견을 주고받은 걸로 안다”고 했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 돈 2500억여 원을 투자받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리조트 건설사업을 했는데 라임 펀드를 실사하는 회계법인은 이 사업에 투자된 라임 펀드 자금을 ‘회수 불가’ 상태로 평가했다. 에스모와 리드, 메트로폴리탄 등 세 회사 회장은 모두 지명수배된 상태다.

검찰은 리드의 김 회장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42·수감 중)의 요청을 받아 리드와 에스모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펀드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펀드가 투자를 한 여러 기업 회장들과 짜고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에스모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 씨 등으로부터 “에스모 이 회장이 주가조작꾼들에게 거액을 건넸고 이 돈으로 차명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띄웠다”는 진술을 확보해 이 전 부사장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고도예 yea@donga.com·김태성 기자
#라임자산운용#스타모빌리티#리드#에스모#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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