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의 시공사 대표가 유가족에서 대책을 설명하려 왔다가 울먹이며 ‘죄송하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반복해 유족들에게 지탄을 받았다. 시공사 대표는 혼자서 쓰러져 앰뷸런스에 실려갔고, 회사 측은 유가족에게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천시는 30일 오후 2시쯤 화재 피해 가족들의 대기실이 마련된 이천시 모가면 모가실내체육관에 이상섭 건우 대표이사를 불러 유가족에게 사고의 진행 향후 대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연단에 오른 이 대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채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할 뿐 사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향후 대책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
약 5분여간 무릎을 꿇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울먹거리던 이 대표는 직원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났고 이후에도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대표의 모습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유가족들은 “대책을 이야기하라. 작년에도 사고냈지 않느냐”고 소리쳤지만 이 대표는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곧바로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이에 유가족들은 반발하며 이 대표에서 항의했고 시에도 “가족들에게 브리핑을 한다고 해서 왔는데 뭐하러 부른 것이냐”, “죄송하다고만 하고 빠지는 게 무슨 브리핑” “쇼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심지어 이 대표가 마이크가 설치된 연단에서 말을 하지 않고 쪼그려서 앉아 머리를 숙이고 웅얼웅얼 이야기 해서 유가족들 중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대표와 시공사 직원들은 ‘공사를 재촉한 게 맞느냐’, ‘현장 작업 준수사항 다 지켰느냐’, ‘안전관리대책이 있었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표가 체육관을 빠져나간 뒤에도 일부 유가족들은 이 대표를 따라가 길을 막아섰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던 이 대표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구급차 실려 현장을 빠져나갔다.
유가족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이천시 측은 이후 건우 측 관계자를 다시 불러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모가체육관에서 건우 측 관계자가 다시 참석해 진행된 브리핑은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기자들 참석하지 않은채 진행됐다. 이 브리핑에서 회사 측 관계자는 “회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 직후 유족들은 “아무 것도 해결된 게 없다”며 이날 오후 8시쯤 다시 회사측과 면담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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