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85㏊를 태운 강원 고성 산불 원인은 야산 인근 주택의 화목보일러 과열로 추정되고 있다. 산불은 1일 오후 8시 4분경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주택에서 불이 나 인근 야산으로 번지면서 발생했다.
3일 강원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집 주인 A 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목욕물을 데우기 위해 보일러를 가동했는데 불이 났고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화재 당시 이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초속 6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경찰은 다른 원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2일 강원도소방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수거한 증거물은 국과수가 정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강원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와 고성경찰서 소속 47명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고성경찰서 관계자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정황을 토대로 할 때 주택 화목보일러 과열이 산불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A 씨 집에서 불이 시작됐지만 A 씨의 과실로 단정하기는 힘들어 피의자로 입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고성 산불은 고압선에서 발생한 불티가 발화 원인으로 확인돼 한전과 유지·업체 직원 9명이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산불은 축구장 119개에 해당하는 산림 85㏊와 건물 6채를 태우고 약 12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산림과 소방당국은 2일 일출과 동시에 진화헬기 39대와 진화차량 500여 대, 인력 5134명이 투입했다. 하늘과 땅에서 동시다발적인 진화가 이뤄진데다 바람의 세기도 줄어들면서 오전 8시경 큰 불길이 잡혔다. 이 지역에 내렸던 강풍주의보는 오전 9시를 기해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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