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기경보 ‘심각’서 ‘경계’로? 의견수렴 중…WHO, 위험단계 평가”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5일 16시 51분


방역당국 "WHO, 한 위험도 아직 3단계로 높게 평가"
"위기경보 하향해도 정책 자동 폐지·축소·변경 없어"
"중대본 업무, 부처 안정화·필요성 따라 조정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면서 정부와 방역당국이 감염병 위기경보를 현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할지를 놓고 한창 의견수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한국의 위험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황금연휴 이후 확진자 발생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 정부 비상조직 체계도 당분간 그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아직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됐다기 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네 단계로 운영되는데 현재 가장 높은 ‘심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감염병 위기단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 단계는 지역사회 전파나 전국적 확산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취해지는 위기 단계로, 그 아래 ‘경계’는 국내에서 제한된 전파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슈퍼감염 이후인 2월23일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그러나 4월 19일부터 1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5일 오전 0시 기준 최저 수준인 3명이 됐다.

김 1총괄조정관은 “관련 매뉴얼 상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질병관리본부에 설치된 위기 평가회의 논의를 거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발령토록 돼 있다”면서 “의견이 수렴되고 나면 평가가 진행돼야 그 뒤에 조정 필요성 또는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0명 안팎을 유지하는 현 상황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여부에 집중하면서 위기경보 단계 하향 여부를 고려할 방침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방역당국으로서는 현재 상황이 얼마만큼 지속되는지 여부, 또 여러 여건이나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과 5일 0시 기준 이틀째 지역사회의 감염 사례 자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WHO가 코로나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여전히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 한국의 위험도가 네 가지 단계 중의 세 번째 단계인 ‘집단적인 발생이 있는 나라’로 여전히 구분돼 있다는 점도 아직 섣부르게 위기경보 단계를 낮출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WHO는 매주 각국의 감염병 위험도를 평가해 ▲ 코로나19 확진자가 없거나 ▲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 혹은 집단에서 발생하거나 ▲ 지역사회 전염이 발생한 나라 등 4개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중대본 회의를 가리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유례없는 점검을 매일 아침마다 하고 있다”면서 “범정부적으로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기준을 조정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또한 “‘경계’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위기등급 조정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정부가 취하는 정책이 폐지되거나 축소되거나 변경되는 것은 거의 없다”며 “정부 조치는 개별적인 조건들이 충족되거나 그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단계에서 위기경보를 ‘경계’로 낮출 경우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포괄하는 중대본 또는 각 부처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범정부대책지원본부 운영 여부 등이 변경될 수는 있다.

그러나 당분간 방대본과 중수본 조직은 축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일상 속에서의 방역도 생활 속 거리두기 환경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최대한 일상으로 국민 여러분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수본·방대본은 더 꼼꼼하고 폭넓게 방역 조치와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는 업무부담이 있다”며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당분간 축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안정화됨에 따라 각 부처가 담당하던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한 업무 조정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1총괄조정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중수본은 보건복지부 직원 10명 중 8명이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 복귀한다. 현재 보건복지부 본부 조직의 35%를 차지하는 300여명이 계속 중수본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여러 부처가 중대본 업무에 많이 투입돼 있고 또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인 업무에 지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여러 위기상황 조정과 각 부처 업무의 안정화나 지속 필요성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