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는 왜 여성만?…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없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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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하철 안내방송이나 다산콜센터 음성안내 등의 목소리가 특정 성별에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방송 내용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강화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평가에 나선다. 평가 결과를 투자·출연기관 종합평가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투자·출연기관 26곳에 대한 홍보물 성별영향평가에 안내방송을 추가한다고 5일 밝혔다. 기존에는 인쇄물, 영상물, 웹홍보물 등만 평가 대상이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중교통이나 다산콜센터 등의 음성안내가 대부분 여성이다. 남성의 목소리도 사용하는 민간기업처럼 성별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평가를 진행하고 평가 결과 개선이 필요할 경우 기관 자체 개선안을 세우거나 성별영향평가를 맡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개선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성별영향평가는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정책이 성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성별영향평가법과 서울시 성별영향평가 조례 등을 근거로 실시한다. 서울시는 투자·출연기관 종합평가의 ‘성인지 강화’ 지표에 사업과 홍보물에 대한 성별영향평가를 반영한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교통공사 서울주택도시(SH)공사 등 투자기관 5곳과 서울의료원 서울연구원 서울시120다산콜재단 등 출연기관 21곳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발간하는 홍보물에 대한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한다. 사업은 기관별로 1개씩 올해 말까지 평가하고 홍보물에 대한 평가는 월 1회 평가를 기본으로 홍보물이 나올 때마다 수시로 진행한다.

우선 각 기관은 안내방송, 전화 음성안내 등에 성별의 다양성이 반영됐는지, 내용이 성인지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체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성 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성차별적 표현·비하·외모지상주의,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 남녀 비율·연령 구성·가족에 대한 고정관념 등 네 가지 측면을 고루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구 교체할 때는 아빠, 컴퓨터 교체할 때는 오빠’같이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표현이나 ‘○○녀’ ‘○○남’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지 등을 평가한다. 육아휴직 중인 남성이나 전업주부 남성을 희화화하는 내용도 주의 대상이다. 서울시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과 용역을 체결해 성별영향평가를 진행한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올해 말까지 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내년 1월 서울시에 보고한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울시#지하철 안내방송#성별영향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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