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가 6일 시작된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107일, 대유행 위기에 맞서서 차단과 제한 중심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한 지 45일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단계적이나마 모든 분야에서 일상 복귀를 시도하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참고할 나라도, 선례도 없는 것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생활방역에 작은 틈이라도 나면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역사회 사각지대에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 중일 수 있어서다. 결국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전까지 최소 1년 이상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미지의 바이러스로 인한 새 감염병이 언제든지 창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른바 ‘바이러스 X’의 등장이다. 정부가 생활방역 전환이 코로나19의 종식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결국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더 건강한 일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려면 ‘반찬 공용’처럼 위생에 취약한 일상 속 문화를 자발적으로 바꿔야 한다. 가급적 모든 음식을 1인용으로 제공하고, 각자 덜어먹을 수 있는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올 3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일 신규 확진자를 90%가량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1차 사회적 거리 두기(3월 22일∼4월 5일) 때 100여 명에서 70여 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2차 사회적 거리 두기(4월 6∼19일)에는 하루 35.5명으로 줄었다. 완화된 3차 사회적 거리 두기(4월 20일∼5월 5일)에는 9.1명까지 낮아졌다. 생활방역 전환을 하루 앞둔 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가 4명 아래에 머문 건 2월 18일 이후 77일 만. 모두 해외 유입으로 지역 감염은 이틀 연속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생활방역 전환 후 ‘개인 방역’이 실패하면 이 같은 성과가 물거품이 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생활방역 전환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새로운 사회 규범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국민 개개인과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을 책임지는 주체가 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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