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폰 배터리 만든다… 탁월한 리튬유기전기 나왔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6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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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박문정 교수팀, 자연 친화적 리튬유기전지 최초 개발
커피 유래 자연 친화 유기원료 사용
고속 충전 차세대 리튬전지 개발 기대

포스텍 화학과 박문정 교수와 김보람씨가 커피의 원재료인 카페인산을 원료로 합성한 폴리비닐 카테콜(P4VC) 고분자를 양극재로 사용, 자연친화적인 리튬 유기전지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리튬이온 만 선택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고분자 나노입자를 전해질로 사용해 고속 충전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현재까지 리튬유기전지는 지속적인 연구에도 불구 ‘용량이 작다’, ‘수명이 짧다’, ‘충전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리튬 이온 전지는 전해질에 음극과 양극을 담근 구조다.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이동해 양극에서 음극으로 충전되고, 음극에서 양극으로 방전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즉, 전해질은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물질인 셈이다.

대부분의 리튬 이온 전지는 전이금속 양극재와 액체 유기 화합물을 전해질로 사용하고 있다. 전이금속이란 원자의 전자배치에서 가장 바깥부분 d껍질이 불완전한 양이온을 만드는 원소로 주기율표의 4~7주기, 3~12족 원소들을 말한다.

전이금속은 원가가 비쌀뿐 아니라 독성이 있고, 액체 전해질은 가연성이므로 배터리의 온도가 상승하면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상존해 왔다.

박 교수 연구팀은 커피의 원재료인 카페인산을 원료로 합성한 P4VC 고분자를 리튬 이온 전지의 양극으로 사용하고, 액체 전해질을 대신해 고체인 단일 이온 전도성 고분자 나노입자를 전해질로 사용했다.

P4VC 고분자 양극재는 3V 이상의 높은 환원전압을 보였으며, 현재 상용화된 전이금속 기반 양극재의 가역용량보다 배 이상 높은 단위 질량당 352mAh의 높은 방전 용량을 보였다. 커피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카페인산을 양극재의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적이라는 강점도 있다.

액체 전해질을 고체 상태의 단일 이온 고분자 나노입자 전해질로 대체함으로써 내열성도 높였다. 90도의 고온에서도 동작 가능하며, 우주와 같은 진공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0분 충전을 통해 100mAh g-1 이상의 높은 용량을 얻었고, 500사이클 이상의 연속적인 충·방전 동안에도 용량이 전혀 감소하지 않는 안정성을 입증함으로써 1년 이상 사용해도 성능이 감소하지 않는 휴대폰 배터리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전체가 고체상태이고 친환경적으로 고속 충·방전이 가능하며 수명도 길어진 리튬유기전기 개발의 첫 번째 성공사례다.

연구성과는 에너지·화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켐서스켐’ 최신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단일이온수송 고분자 기반 차세대 전해질 소재 개발)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하이퍼 이온 이송 채널 소재의 합성 및 구조화 기술), 집단연구지원(혼성계면 화학구조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박문정 교수는 “매일 마시는 커피를 원재료로 모든 물질이 고체로 이뤄진 리튬유기전지를 만들고 동시에 높은 용량과 고속 충전 특성을 이끌어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리튬전지는 용량이 작고, 수명이 짧다는 통념을 뒤엎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포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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