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70)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원전 근처에 목장이 있다’며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게시물을 온라인에 올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남양유업은 7일 “(비방 내용이) 사실이라 실무자가 문제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홍 회장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한 홍보대행사에 맘카페 등 온라인에 경쟁업체 A사를 비방하는 게시물과 댓글을 달도록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사에 원유를 납품하는 유기농 목장 인근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다’ ‘제품에서 쇳가루 맛이 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온라인에 비난 글이 잇따라 게시되자 이를 수상하게 여겨 지난해 3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남양유업 본사와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해 게시물 관련 인터넷 아이디(ID) 50여 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7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실무자가 홍보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A사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였다”고 했다. “당사자가 1년여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왔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경쟁사에 대한 비방을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2013년 대리점에 재고를 떠넘기는 ‘물량 밀어내기’를 했다는 주장도 나와 사회적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남양유업 경영진은 ‘사실을 인정한다’며 사과했고 대리점 상생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 홍 회장은 나오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은 대주주일 뿐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대리점과 충분하게 협의하지 않고 대리점 몫의 수수료를 낮춰 논란이 일었고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대리점과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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