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로 지난 2일 구속
지난 1월 어머니·아들 살해 후 도주 혐의
경찰 조사에서 "금전문제로 다투다 살해"
함께 있던 여성, 범인도피 혐의 계속 조사
송치 전 취재진에 "죄송합니다" 두번 말해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집 장롱 안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8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15분께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로 구속된 허모(41)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다.
이날 포승줄에 묶인 채 모습을 드러낸 허씨는 마스크를 끼고 캡모자를 푹 눌러 써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등장했다.
허씨는 ‘금전 문제 때문에 범행한 건가’, ‘자고 있던 아들은 왜 살해했나’, ‘가족들에게 할 말 없나’라고 묻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두번 되풀이 하고 호송차에 올랐다.
허씨는 지난 1월 동작구의 한 빌라에서 어머니 B(70)씨와 아들 C(12)군을 살해한 뒤 시신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허씨 형수(B씨 큰며느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자택 장롱에서 비닐에 싸여있는 B씨와 C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는 형수의 전화를 받은 뒤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던 허씨는 같은 달 30일 서울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허씨는 여성 D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1월 어머니와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고 있던 아들까지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1일 경찰은 허씨, D씨에 대해 각각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튿날인 2일 법원은 허씨에 대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D씨와 관련해선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다소 부족해 다퉈볼 여지가 있다. 수집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D씨의 경우 수사를 더 할 게 남아서 (허씨와 함께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계속 수사 중인 상황”이라며 “휴대전화 등을 보고 혹시 서로 연락했거나 한 사항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게 아니라 혹시나 해서 들여다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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