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8·토트넘·사진)이 국내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쳤습니다. 손흥민은 지난달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병대 제9여단 훈련소에서 3주간 훈련 후 무사히 퇴소했습니다.
손흥민은 훈련소에서 해병대 정신·전투사 교육, 개인 화기 사격, 총검술, 화생방, 집총 제식, 각개전투, 무장행군, 구급법 등의 훈련을 받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중단된 상황에서 적기에 시간을 내어 필요한 훈련을 받은 겁니다.
손흥민은 정신전력 평가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고, 사격훈련에서도 10발 중 10발을 과녁에 명중시키는 등 전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열외 없이 참여했으며, 예의 바르고 품성이 좋은 훈련병으로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언론에서도 “157명의 훈련생 중 수료 성적 1위를 기록해 필승상을 받았다”, “선수뿐 아니라 군인으로서도 ‘월드 클래스’임을 보여줬다”는 등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축구에서 금메달을 따 ‘체육요원’으로 분류되는 병역 특례를 받았습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손흥민은 병역법상 보충역으로 별도의 군번을 받으며 최종 계급은 해병 이등병입니다. 그는 34개월 동안 현역 선수로 활동하면서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하면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됩니다.
손흥민이 병역 특례를 받을 당시 방탄소년단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표선수단이 대대적인 환영 행사 속에 귀국하는 날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빌보드200’ 차트 1위 소식도 전해졌기 때문이죠.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방탄소년단도 병역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국위 선양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납득할 만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한 정치인은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을 하면 병역 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 특례를 주지 않는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병역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병역법 제33조의7 제1항에 따르면 군 면제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운동선수의 경우 올림픽에서 3위 이내 입상, 아시아경기 1위 입상자를 ‘체육요원’으로 분류합니다.
예술 분야의 경우 여러 예술대회에서 입상한 사람을 ‘예술요원’으로 분류해 병역 혜택을 줍니다. 병역 특례를 받는 예술대회는 병무청장이 정합니다. 국제음악경연대회 28개, 국제무용경연대회 11개, 국제대회가 없는 국악·서예·한국화·전통무용 등 국내경연대회 7개 등 46개 대회가 이에 해당합니다. 올 하반기에는 국제무용경연대회 3개, 국내경연대회 2개가 줄어 총 41개 대회에서 예술요원 선정이 가능해집니다. 현행법대로라면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군 면제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에서 1위를 하는 것은 국위 선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빌보드 차트를 병역 특례를 받는 기준 중 하나로 삼을 수 있을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