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 원격수업 시스템 보완해야[기고/도성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03시 00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지구촌이 앓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3차 세계대전에 비유한다. 세계인의 일상은 멈췄고, 이동도 제한됐다. 사재기 등 개인주의가 극성을 부리고 소외계층은 생존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위기감과 절박함이 모두를 짓누른다. 그래서 저마다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한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과 학교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4차 산업혁명, 인구 변화, 한반도 평화를 대비해 그려 온 미래교육의 상은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한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

20세기 대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데 머물지 않고, 미래를 실천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코로나19 이후 단기적 교육 변화의 과제부터 짚어 보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었지만 교직원들의 헌신으로 큰 사고 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유행 등에 대비해 원격수업에 맞는 교육 시스템, 제도, 조직 등을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

첫째 중앙정부가 원격교육 시스템을 보완·구축해야 한다. 시도교육청에서는 중앙정부와 중복되지 않게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원격교육 콘텐츠 개발과 교육 주체의 원격수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원격수업에 적합한 수업일수, 출결 및 수업 방법, 평가, 이수 인정 등을 뒷받침할 제도 및 법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휴업과 온라인 개학 기간 동안 더 어려움을 겪게 되는 학생 생활교육 및 정서 지원, 학교 구성원 간 갈등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장기 과제로는 코로나19가 교육에 미친 영향과 변화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공론화 과정이 절실하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학교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학교 교육이 급격한 사회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변화의 트렌드를 무비판적으로 급하게 교육에 반영하려는 조급함은 경계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교육에 던지는 질문은 교육의 본질과 학교의 본모습 찾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사회는 어떤 모습이고, 이를 위해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지켜야 할 교육적 가치는 무엇인가. 그 가치를 어떻게 미래교육 과정에 조화롭게 담아낼 것인가. 이를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보 격차 등 위기 시에 더욱 심화되는 교육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하고 토론할 때다.소통과 토론 속에서 올바른 질문과 창의적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시간과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포스트 코로나#원격 수업#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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