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서 지하철역까지, CCTV 뒤져 ‘잠적한 클러버’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03시 00분


클럽發 확진자 108명으로 늘어

붐비는 선별진료소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12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선별진료소 앞이 오전부터 검사를 받으려고 몰려든 인파로 크게 붐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붐비는 선별진료소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12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선별진료소 앞이 오전부터 검사를 받으려고 몰려든 인파로 크게 붐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통신사 기지국 접속 기록부터 확인할 겁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하고도 연락이 닿지 않는 이들을 경찰이 직접 추적하기로 했다. 12일 서울 용산구로부터 명단을 넘겨받은 용산경찰서는 이날 곧장 소재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 역시 이동통신사로부터 기지국 접속 자료를 넘겨받아 당시 이태원 클럽 인근에 있던 1만905명에게 자진 신고를 권유했다.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래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일대 기지국 정보를 제공받은 건 처음이다.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12일 100명을 넘긴 가운데 일부 확진자는 이태원의 대형 클럽 ‘더파운틴’에도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말고도 ‘메이드’ 등 대형 클럽 2곳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 휴대전화 접속기록에 카드 내역까지 추적

용산구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 이태원 클럽 5곳을 방문했던 3112명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경찰에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 구는 그동안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을 방문한 5117명에 대해 세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서울시는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이태원 클럽 일대 통신 기지국 17곳에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30분 이상 접속한 기록이 있는 1만905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고도 출입 때 작성하는 명단에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한 이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국은 앞으로 3단계에 걸쳐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추적한다. 이날 시와 구는 이동통신 3사로부터 확보한 기지국 접속 기록을 토대로 이태원 클럽 일대에 머물렀던 1만905명에게 자진 신고 등을 권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각 시와 구 공무원, 경찰이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을 추려 자체 추적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에서 나온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하는 방법도 동원하겠다”고 했다.

경찰청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추적에 경찰관 8559명으로 꾸려진 ‘코로나19 신속대응팀’을 동원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시작된 신천지예수교 예배 참석 후 잠적한 교인들을 찾기 위해 이 팀을 만들었다. 경찰은 12일 팀 인원을 5753명에서 8559명으로 대폭 늘렸다.

방역당국은 사실상 이번 주를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2차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클럽 방문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대형 클럽 ‘더파운틴’도 확진자 들러

이태원 클럽을 다녀왔거나 클럽 방문자와 접촉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오후 11시 기준 108명으로 늘었다. 전날 오후 8시 확진자 수 95명에서 하루 만에 13명 늘었다. 확진자 가운데는 이태원의 클럽을 방문한 사람이 76명이었는데 클럽을 방문한 지인이나 가족과 접촉해 감염된 ‘2차 감염자’도 32명이었다.

전북 김제의 보건지소에서 일하다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공중보건의 A 씨(33)는 5일 새벽 서울 이태원에 있는 ‘더파운틴’ 클럽 등을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6일 확진된 20대 남성이 방문한 5개 클럽은 반경 100m 안에 모여 있는데, 이 클럽은 이태원역 방향으로 300m 넘게 떨어진 거리에 있다. ‘더파운틴’은 3층 규모로 동시에 400∼500명이 머물 수 있는 대형 클럽이다.

A 씨는 근무지로 돌아와 7, 8, 11일 보건지소에서 30명 가까운 환자를 진료했다. 당국은 A 씨가 접촉한 보건지소의 동료 4명과 환자 30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 30대 확진자들이 아쿠아리움과 패밀리레스토랑 등 다중이용업소 여러 곳을 오갔던 것도 확인됐다. 2일 새벽 이태원 클럽을 들렀던 직장인 B 씨(27)는 근무지인 부산으로 돌아와 11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해운대구에 있는 아쿠아리움과 커피숍, 만화방 등을 다녀갔다. 2일 ‘메이드’를 방문한 뒤 11일 확진된 20대 남성은 8일 서울 서대문구의 편의점과 주점 ‘오렌지룸’을 방문했고 9일엔 일대 식당과 마트, 통닭집을 들렀다.

한성희 chef@donga.com·고도예·박종민 기자
#코로나19#이태원 클럽#확진자#더파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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