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황금연휴 기간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또는 해당 지역을 방문한 전국 교직원 수가 수백명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방역당국은 전국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13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전국 교직원 수가 약 60만명에 달해 국내 코로나19 진단검사 역량이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표본검사 등 다른 대체수단을 검토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교직원 전수검사를 하자는 제안이 있고, 아마 등교개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염려가 되는 사항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교직원 전체 숫자가 60만명이 넘고, 어제만 해도 1만5000여명에 대한 검사를 시행했다”며 “이런 검사 역량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쉽게 채택할 수 있는 수단인지 의문이 있다”고 덧붙엿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또 다른 대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으며, 표본검사 또는 자발적으로 검사를 유도하는 방안 등을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직원 전수검사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여파로 등교개학이 일주일 미뤄진 데다, 연휴 기간에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 수가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인천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8명은 지난 2일~3일 이태원 클럽과 포장마차를 방문했다가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미추홀구 소재 세움학원 학원강사 A씨(25)에 의한 3차감염 사례라는 점이 학부모들 우려를 키웠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내국인 교직원 외에 원어민 교사들의 클럽 방문 여부를 두고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교직원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이태원·논현동·신촌 등을 연휴 기간에 방문한 교직원을 158명으로 확인했다. 그중 원어민 보조교사 53명, 교사·공무직·자원봉사자·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직원 등 교직원은 105명이다.
이 가운데 해당 지역 유흥시설에 방문한 원어민 보조교사 6명, 교직원은 8명이다. 이들 14명은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4월29일부터 5월6일 사이에 이태원과 신촌 등을 방문한 교직원 현황 파악에 나섰다. 또 이태원 방문 사실을 숨긴 교직원에 대해 인사 조치와 구상권 청구 등 엄중 문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교직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충복도교육청은 자체 조사를 통해 4월 24일~5월 6일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 23명, 원어민 교사 18명, 학원강사가 1명인 것을 파악했다. 이들 가운데 30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11명이 음성 판정으로 나왔다.
나머지 19명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를 받지 않은 12명에게는 검사를 권고했다. 다만 이태원을 방문한 교직원 중 클럽을 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홍대·신촌 일대를 방문한 인천시교육청, 교육지원청, 유·초·중·고교 등 관련기관 소속 교직원과 직원, 공익근무요원은 총 44명이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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