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가구원 수 많을수록 불리
“전국민 지급하기로 했으면, ‘1인 당’으로 똑같이 달라”
이재명 “왜 ‘가구 당’으로 주나? 父母 모시고 애둘 키우는 부부는 인당 17만원”
지난 11일부터 정부의 긴급생활지원급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대가족은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토론방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다 주신다고 하는데 저희는 아이가 넷인 다자녀 가정입니다. 어머니 한분 모시고 살고 있구요. 상위 1%도 받는 긴급생활자금을 저희는 4인 이상 100만원이라는 조건에 구성원이 7명이라도 100만원 받는다는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라는 하소연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저희 집처럼 다자녀 대가족인 가정에도 도움을 주세요. 마스크 사는 비용도 다른 집보다 많이 듭니다”라고 토로했다.
이 토론방에는 13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공감글이 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희도 아이가 셋입니다. 생활비가 예전 두배예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만 있는데 생활비는 두배로 듭니다”라고 적었다.
또 “가구원수 1명(증가)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4인 5인 차이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엉터리 조사로 인해 평등한 지급이 되지 않은 모습도 후진국이나 다를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생활비는 배로 들어가고 있는데, 다자녀 혜택 이번에도 없어서 한숨만 쉬게 되네요”는 글도 있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100%로라면서 왜 ‘가구 당’으로 하나 1인당 으로 바꿔야지”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당초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70%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가 선거과정에서 국민 100%지급 공략이 쏟아지면서 여당과 정부간의 논쟁 끝에 전국민 지급으로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국민 ‘머릿수’ 가 이닌 ‘가구’ 단위로 지급하는 방침은 그대로 유지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불리한데, 예를 들어 독신가구(1인)는 40만원, 무자녀 부부(2인)는 60만원, 3인 가구는 80만원, 4인 이상 가구는 구성원 수와 무관하게 100만원까지만 받는다.
이런 구조적 한계 탓에 2자녀를 둔 부부가 부모와 함께 사는 6인 가족은 100만원을 받아 인당 17만원 수준에 그친다.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세대원은 세대분리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재난 상황에 취약한 대가족이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반면 취학·통근을 이유로 한자녀 맞벌이 부부의 거주지가 행정적으로 분리돼 있을 경우 지원금을 더 받게 된다. 3인가구라 80만원을 받도록 돼 있지만, 주소지가 1인가구(40만원)· 2인가구(60만원)로 나뉘어 1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럴 경우 3인 가구(1인당 약 34만원)가 6인가구(1인당 약 17만원)의 배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허점에 대한 지적은 시행 전부터 일찍이 제기 돼 왔으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혼자 살면 40만원, 부모님 모시고 애들 둘 키우고 있는 부부는 17만원. 뭐 죄 지었나? 여러 사람이 같이 대가족으로 사는 것도 문제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지 말고 1인당으로 차라리 똑같이 주라. 왜 ‘가구 당’으로 자꾸 하냐? 커 보이게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건 조삼모사다. 국민들이 화낸다. 인당으로 5명이면 곱하기 5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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