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세…“개학 더 미뤄야”
어린 자녀 학부모 사이에선 돌봄 문제 가중
10대 확진자 나오면서 재차 연기될 가능성
오는 20일부터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등교 개학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서울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제주지역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오전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19명이고, 제주에서는 1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다.
제주에서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했다고 자진 신고한 116명이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오긴 했으나, 제주도는 집단감염의 심각성을 고려해 2주간 자가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자진 신고자는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선 섣부른 개학으로 대입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3 자녀를 둔 김모(50·여)씨는 “제주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엔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가 근무한 더고운의원에서 시술을 받은 학부모가 있다면 자녀의 학교를 공개하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며 “고3들의 경우 올해 수능을 앞두고 있는데 혹시라도 감염이 번지면 아이들이 입는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당장 20일부터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되는데, 이태원 지역 방문자의 2주간 자가 격리가 끝나 사태가 진정해질 때까지 개학을 더 미뤄야 한다”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 학원을 통한 2차 감염으로 10대 학생들에까지 전파된 사례가 나타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또다른 학부모 박모씨는 “학교라는 특성상 아이들의 감염은 집단감염으로 번질 확률이 높아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개학을) 미루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전국 유·초·중·고 학생들의 개학을 일주일씩 연기하기로 해 지난 13일 등교 예정이었던 고3 학생은 오는 20일에 등교할 수 있게 됐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재차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최대 잠복기인 14일을 고려하면, 고3이 등교를 시작하는 20일에도 감염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어린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은 마냥 등교 개학을 미룰 수 없는 실정이다.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시간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서다.
초등학생 자녀 2명과 유아 1명을 키우고 있는 문모(30·여)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나서부터 낮 동안 아이들끼리만 집에서 지내고 있다”며 “20일부터 등교가 시작된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은 5월 말에 학교에 가게 되는데, 계속 아이들만 집에 남겨둬도 될지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인데, 20일에도 개학이 가능하기나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이번 주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등교 개학 재차 연기에 관한) 방침을 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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