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경비원’ 폭행 혐의 주민, 10시간 조사…혐의 부인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8일 00시 24분


선글라스 쓰고…마스크는 내린 상태
"사과할 마음 있나"…일절 대답 안해
쌍방폭행 주장은 안한것으로 전해져
지난 10일 경비원 극단선택…"억울해"
지난달 "입주민에게 폭행 당해" 고소

최근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사건과 관련, 폭행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입주민이 약 10시간에 걸친 경찰조사를 받았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께부터 폭행 등 혐의를 받는 서울 강북구 소재 A아파트 입주민 B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최근 출국금지되기도 한 B씨는 조사 시작 시간보다 앞선 이날 오후 1시께 강북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지 꼭 일주일 만이다.

선글라스, 마스크를 끼고 검은 양복차림으로 나타난 B씨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0시 10분께 조사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낸 B씨는 이번에도 취재진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났다. B씨는 선글라스를 끼고 마스크는 턱 부분으로 내려서 낀 상태였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쌍방폭행 주장은 하지 않았지만, 억울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 13일 연락을 시도한 뉴시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조금만 기다리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온 바 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고인의 명복을 빌 뿐 다른 아무 말씀을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쌍방폭행이라고 주장을 한다고 해도 (폭행) 혐의가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A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최씨는 지난달 21일과 27일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정도의 상해를 입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와 B씨는 지난달 21일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B씨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방문조사 등이 일각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이날 B씨를 소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소환조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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