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음성 유서를 유가족이 공개했다.
18일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의 유가족이 공개한 음성 유서에 따르면, 최 씨는 이웃 주민들을 언급하며 “경비가 맞아서, 억울한 일 당해서 죽는 사람이 없도록 꼭 밝혀주세요. (상해 혐의를 받는 입주민 A 씨의) 죄를. 힘없는 경비를 때리는 사람들을 꼭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이어 “저는 힘도 없고요, 맞아본 것도 생전 처음입니다. 60인데요, 진짜. 막냇동생사람이 71년생을 협박하고, 때리고, 감금시켜놓고 (했습니다)”라며 “앞으로 경비가 맞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밝혀주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진짜 엄청 당했습니다. 녹음 여러 개 해놓았습니다”라며 “○○ 아빠, ○○ 엄마, ○○슈퍼 누님, ○○○○호 사모님, 꼭 동영상 공개하세요. 저와 약속하셔야 해요. 제가 맞은 거, 옷 찢어진 거, 핸드폰에 사진 다 찍어 놓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겁나는 얼굴…사직서 안 냈으니까 100대 맞아…죽어야 끝나”
최 씨는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하며 흐느꼈다. 최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주민 A 씨에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습니다. 힘들어도 약 먹어가며 일했습니다.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알아요?”라며 “고문 즐기는 얼굴입니다. 겁나는 얼굴이에요. 저같이 마음이 선한 사람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최 씨는 폭행을 당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폭언의 내용도 언급했다. 최 씨는 “저 진짜, 맞았습니다. 진짜에요. 밥 한 끼도 안 먹고요, 약을 타다가 먹었습니다”면서 “(A 씨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 이 XX 돈도 많은가보다, 고소하고. 그래 이 XX야, 끝까지 가보자, 이 XX야.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나니까.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백 대 맞고, 이 XX야. 너 길에서 보면 죽여버린다’고 말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A 씨가) ‘너 이 XX야 경비복 벗어. 이 XX야. 산으로 가자, XX야. 너와 내가 싸워서, 하나가 죽어야 끝나니까, XX야. 경비복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너 XX야, 사직서 안 냈으니까, 100대 맞아, 이 XX야’라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도와준 이웃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도움을 준 이웃 주민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최 씨는 “○○ 아빠, ○○ 엄마, ○○슈퍼 누님, ○○○○호 사모님”을 언급하며 “도와줘서 고마워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 아빠가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서 힘이 됐습니다. 걱정해주시고. ○○ 엄마, (제가 입은 피해 등에 대해) 다 타자를 쳐 주시고 했습니다”라며 “(A 씨를) 꼭 강력히 처벌해주세요. 저같이 억울하게 죽는 사람 없이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꼭 신문기자 불러서요, 신문에 다 내시고요, 다시는 억울한 일을 당해서 죽는 일이 없도록, 사진기자 불러서 전국적으로 공개하세요”라며 “진짜.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해서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해주세요”라고 거듭 호소했다.
아파트 입주민은 혐의 부인
상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A 씨(49)는 피해 경비원인 최 씨를 지속해서 폭행·협박했다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상해 및 폭행 등 혐의로 전날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 씨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중 주차된 자신의 차량을 움직인 최 씨와 다툰 뒤 지속해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이달 10일 오전 2시경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17일 오후 1시경 경찰서에 출석해 11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18일 0시경 귀가하는 과정에서 ‘숨진 아파트 경비원과 유가족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이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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