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만에 교문 여는데…“무증상 감염, 완전 통제 불가”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18일 15시 30분


11일 오후 대전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책상 사이를 띄어 놓고 있다. 2020.5.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대전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책상 사이를 띄어 놓고 있다. 2020.5.11/뉴스1 © News1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말 사이 누그러지면서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이 예정대로 오는 20일 학교에 간다. 20일은 3월2일 1학기 개학이 코로나로 연기된지 80일째가 되는 날이다.

방역 전문가는 “무증상 감염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학교발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세심한 방역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8일 <뉴스1>과 통화에서 “무증상 감염으로 인한 확산 가능성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무증상 감염을 거를 수 없다”고 짚었다.

천 교수는 “무증상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마스크 착용이 최선의 방역책”이라며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고 거리두기 지침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오는 20일 고3부터 차례로 등교를 시작한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8일 등교한다.

교육 당국은 ‘고3 등교 대비, 학생 안전을 위한 학사 운영방안’을 발표하고 학교 여건에 따라 격주·격일 등교, 미러링 수업, 등·하교 시차제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매일 발열 확인을 해 증상이 있으면 격리해 선별진료소로 이송하고 학급당 학생 수 30명이 넘는 과밀 학급은 면적이 큰 특별실로 이동해 수업을 한다. 매점과 도서관 등 공동 시설은 아예 문을 열지 않거나 이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을 잘 지키면 학교 내 감염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며 기본 방역 지침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학생은 학교에 있는 동안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자주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밥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므로 옆 사람과 1~2m 거리두기를 둬 비말이 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에어컨을 틀 때는 창문을 열고 수시로 환기를 하는 등 주변 환경의 위생에도 신경써야 한다.

그러나 기본지침을 지키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천 교수는 “밥도 먹어야 하고 날도 더워지면 학생들이 계속 마스크를 쓰는 게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격일이나 격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보단 아예 단축수업을 실시해 학교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꼭 필요한 수업의 경우 등교해서 듣도록 하고 그렇지 않다면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손 위생, 거리두기 등 기본지침을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하려면 기존 교사만으로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지게됐다. 천 교수는 “교사들이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매번 감시하고 교육해야 하는데, 일손 부족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 교사는 “환기 여부, 마스크 착용, 자리 배치 등을 일일이 점검하고 점심 때에도 학생을 급식실로 인솔해야 한다”며 “확진자라도 나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고3 담임은 모두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 가정 등 감염 위험이 있는 바깥 환경에서도 철저한 방역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교는 방역 환경을 통제할 수 있지만 학원이나 과외에선 쉽지 않다”며 “고3의 경우 많은 학생이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받을 텐데 이에 대한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집에서 학부모나 다른 어른이 코로나19에 걸려 아이를 통해 학교로 퍼뜨릴 가능성도 있다”며 “학생뿐만 아니라일상에서 어른들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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