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차례나 등교가 연기된 끝에 20일부터 고3들이 학교에 나간다.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은 한 학교에서 복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면서 교문을 열기로 했다. 일단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학생이 나오면 신속하게 선별진료소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등교 이후 Δ37.5도 이상 발열 Δ기침 Δ호흡 곤란 Δ인후통 Δ두통 Δ가래 Δ설사 Δ오한 Δ후각·미각 상실 Δ객혈 Δ오심(울렁거림) 등 의심증상이 나타난 학생은 즉시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일종의 격리 공간인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주로 담임교사가 맡게 되는 ‘전담관리인’은 즉시 해당 학생의 보호자에게 연락해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의심증상에 대한 진료·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만약 보호자가 원할 경우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에 한정해 학생을 인계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119에 신고하면 된다.
교육부는 소방청과 협의해 이날부터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학교에서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 119에 신고하면 전국 소방서 구급대(감염병 전담 구급대)가 즉각 출동해 선별진료소나 병원으로 이송하고, 학생의 귀가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원래는 일시적 관찰실에서 보호자가 올 때까지 대기해야 했다. 이 때문에 한 번에 2~3명 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일시적 관찰실이 과부하에 걸릴 수 있고 나아가 일시적 관찰실이 감염병 전파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방청과의 협력으로 약한 고리를 강화했다.
서울에 사는 학생의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의심증상 때문에 ‘등교 중지’ 판정을 받은 시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선별진료소에서 8만~16만원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진담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등교하기 전 자가진단 단계에서 의심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도 똑같이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다.
학교는 의심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시행한 경우 즉시 관할 시도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설 이용 제한 등 조치 없이 정상 운영할 수 있다.
의심증상이 나타난 학생은 선별진료소 검사를 받고서 이후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대기해야 한다. 검사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 증세가 호전되는대로 다시 등교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입국자’ 또는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14일간 등교를 중지하고 자가격리해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우선 학교는 확진자 발생 이후 즉시 모든 학생과 교직원을 귀가 조치하고 보건당국에 이 사실을 알려 역학조사를 받아야 한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학교는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바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전담관리인은 자가격리 중인 학생의 건강 상태를 매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학교 시설이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확진자가 1명이 발생했을 경우 동선이 명확하면 해당 교실이나 화장실, 교무실 등만 이용이 제한된다. 동선이 명확하지 않으면 해당 교실, 교무실, 화장실, 복도, 식당, 승강기 등 ‘이용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설’에 한해 이용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복수의 확진자가 동시에 발생했을 때는 동선이 파악됐고 확진자들이 같은 층을 이용했다면 해당 층에 대해서만 이용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여러 층에서 복수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건물 전체에 대한 이용이 제한된다.
복수의 확진자가 동시에 발생하고 동선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모든 학교 시설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방역관리 등 조치사항 안내’ 지침에 따르면 학교 시설에 대한 이용 제한 기간은 ‘소독 및 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소독 작업이 이뤄지고서 통상 24시간 내 시설 이용을 재개할 수 있다.
이후 역학조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학생과 교직원은 다시 등교·출근해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 학교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해 학습 결손을 막아야 한다.
교육부는 의심환자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증상이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은 등교 1주일 전부터 매일 Δ발열 여부 Δ기침·인후통·호흡곤란·설사·메스꺼움 등 증상 여부 Δ2~3일 내 확진자 다녀간 곳 방문 여부 Δ동거가족 중 자가격리자 여부 Δ동거가족의 최근 14일간 해외여행 여부 등을 교육당국의 온라인 나이스(NEIS) 시스템을 자가점검해야 한다.
만약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등교를 중지하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후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증세가 호전되기 전까지는 학교에 나올 수 없다. 다만 의심증상이 나타나 등교하지 못해도 출결 상의 불이익은 주지 않는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등교 개학 전날인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등교 전에 작성하는 자가진단 결과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고 몸이 아프면 절대로 등교하면 안 된다”며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불편함을 견디면서 협력해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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