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문 앞은 오랜만에 아침 일찍부터 북적였다. 학생들은 반갑게 친구들과 인사했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간격유지를 시키고 인사까지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등교가 80일만에 재개된 이날 고3 학생들의 첫 등굣길은 ‘설렘반 걱정반’ 감정이 교차했다.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교문에 들어서며 체온측정을 했다. 손소독제를 손에 비비며 지원나 온 경찰관들에게 물티슈를 받았다. 선생님들은 2미터 간격을 유지시켰다. 이 학교의 학생생활담당 선생님은 “생각 같아선 오랜만에 만난 학생들을 꼬옥 안아주고 싶지만 그렇지못해 너무 아쉽다”며 손짓으로 학생들과 인사했다. 교실에 일찍들어간 학생들은 열린 창문을 통해 밖에서 취재 중인 사진기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으로도 고3의 ‘80일만의 등교’는 핫한 주제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즐거운 급식시간에 칸막이 사이로 친구들이랑 수다도 없이 점심을 먹는다고 아쉬움을 전하며 “코로나19 썩 물러가”라고 심경을 표현했다. 식판으로 얼굴을 가리고 친구들과 거리두며 급식하는 사진을 띄우며 “선생님들의 지도덕에 우려와는 달리 무사히 3학년 첫급식이 끝났다”고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교사는 운동장에서 ‘거리두기 조회’ 사진을 띄웠고 한 학생은 ‘반갑지만 멀어지자. 반갑다 친구야’ 등으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여학생들은 ‘이또한 추억’인 듯 친구들과 함께 복도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첫 등교로 정신은 없었지만 맛있었던 급식 사진을 올리며 급식실 여사님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학교 옆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오랜만에 시끌시끌한 학교 운동장의 사진을 올리며 등교한 고3을 축하하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등교하는 딸의 뒷모습을 찍어 올리며 “학교 수칙도 철저히” 하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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