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폭행을 방조한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과 PD, 법인이 수천만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심재남)는 더 이스트라이트 출신 이석철·승현 형제와 부모가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 문영일 PD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해 약 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8년 10월 이석철·승현 형제는 문 PD에게 지속해서 폭행당했고 김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폭로했다. 소속사 미디어라인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문 PD는 이군 형제에게 억지로 ‘엎드려뻗쳐’ 자세를 시키고 수십차례 때리며 상습적으로 신체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도 피해자에게 전자담배를 권했고, 이를 거부하자 손으로 머리를 폭행하고 문 PD가 폭행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회장과 문 PD, 미디어라인 법인을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3월 김 회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문 PD는 징역 1년4개월, 미디어라인 법인은 벌금 2000만원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손해배상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김 회장이 이승현군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가하고 문 PD의 신체적 학대행위를 방조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김 회장은 이승현군과 부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문 PD에 대해서도 “이군 형제에게 정서적, 신체적 학대행위를 가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이군 형제와 부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법인에 대해서도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에 따라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김 회장이 고의로 문 PD의 불법행위를 방조했다거나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간접적 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문 PD가 이군 형제를 위해 5000만원을 공탁한 점도 참작해 위자료 범위를 책정했다.
이군 형제와 부모는 미디어라인의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위자료를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이 대표가 문 PD에 대한 감독상 과실이 있다고 해도 이는 대표라는 회사 기관의 자격으로 하는 것”이라며 “회사와는 독립한 별개의 인격에서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을 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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