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죽이겠다" 위협하며 흉기 올려놔
결혼 전제 동거 여성에게 1000만원 편취
어플로 만난 여성 나체사진 유포로 협박
"죄질 불량하고, 피해자들과 합의 못해"
부부싸움 중 아내를 협박하기 위해 생후 5개월 된 아들의 배 위에 흉기를 올린 혐의 등을 받는 3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아내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사기나 공갈을 한 혐의를 받는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근수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폭행, 사기, 공갈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 지난 14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0월께 서울 강북의 집에서 아내인 B씨와 배달음식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옷을 벗으라고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흉기의 날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세워서 잡고 “너 자존심 꺾을 때까지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흉기) 위에 앉지 않으면 아들을 죽이겠다”고 말했고, 그러면서 생후 5개월인 아들의 배 위에 흉기를 올려놓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며칠 뒤 청소 문제로 싸우던 중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계란을 집어던지는 등의 폭행도 자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2월 울산에서 동거하던 여성 C씨의 집에서 “아들이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 빌려주면 빨리 취직해서 변제하겠다”고, 같은해 3월에는 “교통사고 때문에 벌금을 납부해야 해서 돈이 필요하다”면서 1020만원을 빌렸지만 갚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애초에 돈을 빌리더라도 이 돈을 변제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에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D씨에게 전송받아 보관하게 된 나체사진을 이용, “사진을 뿌린다. 오늘 출근해서 볼만하겠다. 그 다음은 아버지, 어머니, 지인들에게 보내겠다”는 메신저를 보낸 혐의도 있다.
D씨는 겁을 먹고 A씨에게 20만원을 송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아내인 피해자를 협박하고 폭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또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라 하더라도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피해자를 기망해 금원을 편취하고 (또 다른) 피해자로부터 나체사진을 전송받아 금원을 갈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배상하지 못했고 범행의 동기와 경위 등을 고려했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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