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외교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경북 경주시가 일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물품을 지원해 논란이다. 이에 주낙영 경주시장은 22일 “상호주의 원칙하에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경주시가 자매·우호 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데 대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며 “‘토착 왜구’, ‘쪽발이’, ‘미래통합당답다’ 등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은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반일감정이 팽배한 이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시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측면에서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주 시장은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지원한 것”이라며 “지난 2016년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 우리 경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우호 도시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쟁 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하는 법이다. 더욱이 이번에 우리 시가 방역물품을 보낸 나라시와 교토시는 오랜 기간 교류해온 사이”라고 강조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떨어지려고 해도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며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주 시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극일이라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경주시는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과 방호용 안경 등을 항공편으로 보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비열하게 수출을 제재하고 한국을 비하하는 일본을 지원했다니 믿을 수 없다”, “경주 시민으로서 세금이 이따위로 사용된 것 자체가 기분이 정말 안 좋다”, “토착왜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경주시 홈페이지 소통 24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수없이 올라왔다. 경주에 살고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먼저 관계를 끊은 것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며 “5월까지 오바마시, 우사시, 닛코시 등 3개 도시에 방호복과 안경 500세트 식 더 지원 예정이라면 철회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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