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진통제 47회 처방해준 60대 의사…2심도 집행유예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25일 11시 31분


미국인 환자가 요구하자 마약류 약 처방해
47회 과잉처방해 5000여만원의 수익 올려

마약성 진통제 등을 의료목적과 무관하게 과잉 처방한 의사에게 2심 법원도 징역형을 선고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태우)는 21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마약) 혐의로 기소된 의사 A(68)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 4900여만원을 선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내과의사인 A씨는 2013년 3월부터 미국인 환자 B씨를 상대로 진료행위를 해왔다.

B씨는 2015년 7월경 옥시콘틴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추가로 처방해줄 것을 요구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이다.

A씨는 그것이 의료 목적과는 무관한 과잉처방이라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B씨에게 옥시콘틴, 딜리드정, 아알코돈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85정을 처방했다.

또 추가로 B씨 처할머니의 명의를 임의로 사용해 추가로 처방해 교부했다.

A씨는 그걸 시작으로 2019년 4월까지 3년 8개월 동안 총 47회에 걸쳐 B씨에게 의료목적 외의 처방전을 발급했다. A씨는 5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런 방법으로 받은 마약류를 미국 등지로 밀수출하기도 했다.

1심은 A씨에게 “마약류 관리법은 의사의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의료 목적으로만 마약류를 취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마약류 처방을 요구받고 의료 목적과는 무관한 과잉처방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처방했고, 타인의 명의로 처방했다”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의사로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보건상의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업무 외의 목적으로 그것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처방한 마약류의 양이나 횟수가 적지 않고 그걸 처방받는 B씨가 그 마약류를 미국 등지로 밀수출해 다른 범죄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원심의 형은 이러한 제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적정하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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