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미술학원 강사 A 씨(29·여)와 접촉한 5세 유치원생이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유치원생은 잠복기였던 지난주 사흘 동안 유치원에 다녀갔다. 같은 유치원에 다닌 150명을 포함해 이 유치원생의 접촉자만 180명이 넘는다. 당국은 27일로 예정됐던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등원 날짜를 미룰지 검토하고 있다.
● 학원에서 감염된 5세 남아 유치원도 다녀
25일 확진된 B 군은 21일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미술학원에서 A 씨에게 그림을 배웠다. B 군을 포함한 원생 4명이 원탁에 둘러앉아 그림을 그렸고, A 씨가 개별 지도를 해줬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미술학원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와 B 군이 수업 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강서구 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그림을 가르치며 B 군과 밀접 접촉하는 장면이 CCTV에서 확인됐다”며 “두 사람이 가까이 한 뒤 B 군이 손으로 호흡기를 만지며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했다.
B 군은 이달 19일과 21일, 22일 사흘 동안 서울 강서구에 있는 유치원에도 다녀갔다. B 군은 긴급돌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경까지 유치원에 머물렀다. B 군은 주로 같은 반 원생 25명과 한 공간에서 생활했는데, 다른 반 어린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기도 했다. B 군은 15인승 통학버스를 타고 집과 유치원을 오갔다고 한다.
당국은 유치원 원생 150명과 교사, 통학버스 운전사 등 직원 30여 명에 대해 25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B 군의) 밀접 접촉자가 아닌 원생과 직원들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며 “26일 오전 검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미술학원은 원생과 강사 등 79명이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20여 명의 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26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접촉자들 다닌 학교·유치원 15곳 ‘돌봄 중단’
확진자가 발생한 미술학원 반경 1.5km 안에 있는 초등학교 5곳(공진초·공항초·송정초·가곡초·수명초)은 이날부터 26일까지 긴급돌봄을 중단했다. 유치원 10군데도 긴급 휴업했다. 모두 미술학원 강사로부터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등교 등원했던 곳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긴급돌봄을 언제 재개할지 시·도교육청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미술학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또 다른 학원 5곳도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미술학원 반경 500m 안에는 대단지 아파트 5곳이 있는데, 모두 4500여 세대가 입주해있다. 이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와 주차장도 오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썰렁했다.
확진된 강사 A 씨는 19일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있는 치과에도 다녀간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 치과는 직원이 5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관계자는 “A 씨와 같은 시간 대에 병원을 방문했던 접촉자들을 파악하고 있다”며 “접촉자를 모두 파악한 뒤 진단검사에 나설 것”이라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해당 유치원 원생들의 진단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27일 예정된 등교를 연기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당국은 20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부터 대면 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은 27일부터 등교 수업을 받을 예정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