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1년전부터 생각해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6일 03시 00분


[정의연 논란]“윤미향에 배신당한게 너무 분해
회견 하겠다 3월말에 전화했더니
尹, 큰소리로 당당하게 ‘하라’고 해”

“1년 전부터 곰곰이 생각해왔던 문제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게) 배신당하고 너무 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사용처 의혹을 처음 제기한 데 이어 25일 기자회견을 다시 연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이 시점에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제가 무엇이든지 바른 말을 하니까 전부 감췄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일본에서) 10억 엔이 왔을 때도 제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텐데 자기네들만 알았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먼저 수요집회 등을 그만두라고) 할 수가 없었다. 1년 전부터 곰곰이 생각하고 생각했는데도 그럴 수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에 대한 배신감을 언급했다. 그는 “(윤 당선자는) 30년을 같이하고도 하루아침에 배신했다. 배신당한 제가 너무너무 분했다. 그래서 이 일이 났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7일 기자회견을 열기 1개월 전쯤 윤 당선자에게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윤 당선자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3월 30일에 전화를 했다. ‘미향 씨,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 한번 오너라. 그러지 않으면 나 기자회견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주 큰 소리로 당당하게 ‘기자회견 하라’고 했다. 그래서 5월 7일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대구에서 윤 당선자와 5분가량 만났던 일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누군가)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줬다. 윤미향 씨가 들어오는데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윤 당선자가) 한번 안아달라고 해서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안아줬더니 나도 사람인지라 눈물이 왈칵 났다. 이걸 가지고 용서했다고 하면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대구=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의연 논란#윤미향#이용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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