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26일 오전 광주 한 지하철역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역 안으로 들어서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승강장에 들어온 열차를 놓칠세라 급히 뛰어가던 한 시민은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항상 잘 쓰고 다니는데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 깜빡했어요”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얼마나 뛰었는지 숨은 여전히 헐떡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교통 분야 방역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대중교통에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운수 종사자와 대중교통 탑승객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 인천, 대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까지 내린 상태지만 광주 지하철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했다.
한 역무원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중앙에서 발표한 것이고 광주에서는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권고하라거나 탑승을 제한하라는 등의 이야기는 듣지 못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역무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이 ‘삑’하고 교통카드를 찍은 후 승강장으로 들어섰다.
직접 평동방면 지하철을 타보니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탓에 별다른 안내가 없어도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동차 1량에 한두 명 꼴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 양옆으로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있었고 출근지까지 10~20여 분 함께 실내공기를 공유해야 했다.
김모씨(80·여)는 “나도 집에서는 마스크를 안 쓴다. 그런데 사람들 있는 곳 나오려면 체면을 위해서라도 쓰고 나온다. 눈치 보이고 나도 마스크 안 쓴 사람 보면 괜히 불편하더라”고 말했다.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인 버스나 택시와 달리 철도와 지하철은 공공시설물이라 인권침해 등의 소지가 있다. 정부 지침이 나오면서 해당 문제를 전문가, 학자들에게 유권해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다음 주 중 결론이 나오면 지자체에서도 지하철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관련해 지침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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