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치원과 초1·2학년, 중3, 고2가 ‘2차 등교’를 시작한 첫날 서울과 대구에서 고3 학생들이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미 지난주 등교를 시작한 고3들의 연이은 확진으로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예정된 등교 수업을 그대로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서울서 첫 ‘등교 학생’ 확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강동구 상일미디어고 3학년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학교에는 고3 외에 새로 학교에 온 고2도 수업 중이었다. 학교 측은 즉각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귀가 조치했다. 역학 조사 결과에 따라 주변 학교도 원격수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생은 20일 등교했다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며 “다만 26일 잠시 학교에 나온 것으로 확인돼 밀접 접촉자가 100명이 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심 증상이 있던 학생이 학교에 나온 이유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고3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21일 대구농업마이스터고 학생 1명이 감염 상태로 수업을 받은 것에 이어 또다시 나온 등교 수업 중 확진 사례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수성구 오성고 3학년생은 20일 등교했으나 이튿날 등교 전 교육당국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자가진단 시스템에 이상 증상을 신고했다. 등교 중지 지침에 따라 집에 계속 머물렀다. 그러나 25일 상태가 호전돼 오전 8시 10분경 등교했다가 기침이 계속돼 검체 검사를 받은 결과 26일 밤 양성으로 확인됐다.
서울 은평구에서는 응암3동 은아새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은평구 초등학생과 24일 놀이터와 집 등에서 함께 놀며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 교육부는 등교 일정 강행
학생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자 학부모 불안은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들이 산발적으로 등교를 연기하면서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등교 대상인 유치원 및 초중고교 2만902곳 중 2.7%인 561곳이 등교 수업을 하지 못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유치원 278곳, 초교 176곳, 중학교 69곳, 고교 36곳, 특수학교 2곳이다. 지역별로는 쿠팡 물류센터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부천이 251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 구미 181곳, 서울 111곳 등이다. 28일에는 쿠팡 물류센터 확진과 관련해 인천에서도 유치원 및 초중고교 243곳의 등교 수업이 중지된다. 최소 800곳 이상에서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러나 교육부는 예정된 등교 일정을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6월 3일에는 고1, 중2, 초3·4학년, 8일에는 중1, 초5·6학년이 등교를 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등교수업준비지원단 점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관리 체계 속에서도 등교 수업을 하지 못한다면 한 해 등교 수업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원격수업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등교 일정 강행 방침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또 “지역사회에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각 교육청이 등교 일정을 단독 결정하지 말고 교육부와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관내 확진 학생 발생 여부 및 등교 여부를 빨리 알려 달라는 요구가 높다.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 2학년 학부모는 “뉴스를 통해 관내 학생 확진 사실을 알게 됐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당장 내일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학교에 직접 전화해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하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