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고양 물류센터서도 확진자 발생…직원간 거리두기 쉽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21시 27분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이어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전국 각지에 있는 168개의 쿠팡 물류센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역 감염이 확산되면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쿠팡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전국 물류센터는 2019년 기준 168개로 도서산간 지역 등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 포진해 있다. 부천, 고양과 같은 대형 물류센터와 중소규모의 물류센터로 나뉜다. 168곳 중 부천, 고양을 포함해 인천, 덕평, 동탄, 대구 등 20여곳에 대형 물류센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로켓배송(당일 또는 하루)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물류센터 숫자를 늘려왔다. 올해 2월에는 제주도에도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부천, 고양과 같은 쿠팡의 대형 물류센터 자동화 수준이 낮아 직원 간의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는 상품 분류부터 포장까지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픈한 경쟁사의 물류센터는 자동화 수준이 80%나 되지만 쿠팡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기 지역의 쿠팡 물류센터를 견학해본 한 교수는 “완전 자동화 물류센터를 지향하는 아마존 수준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설비를 기대했지만 자동화 수준이 생각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대형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단기 고용 인력이 많아 잠재 위험을 예방하기 어렵고,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있다. 하루하루 쿠팡에 근무 신청을 하고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일용직의 비중이 적지 않아서다. 부천 물류센터는 전체 근로자 1300여 명 중 일용직이 3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루만 일하고 나오지 않는 근무자가 많을수록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지역 확산 우려가 있을 때 감염경로를 일일이 추적하기 어렵다”면서 “정식 직원은 동선이나 가족관계, 지인 현황들을 파악해 끊어낼 수 있지만 쿠팡은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고용 인력이 많은 구조는 쿠팡의 중소형 물류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형 물류센터에서 중소형 물류센터로 옮겨온 물건을 각 가정으로 배송하는 데 단기 아르바이트인 ‘쿠팡플렉스’ 직원들이 가담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직접 고용하는 ‘쿠팡맨’ 대신 단기 아르바이트인 쿠팡플렉스를 늘려 배송 증가에 대응해 왔다. 쿠팡플렉스는 특별한 자격 없이 자동차로 배송 가능한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고 근무 시간 및 기간(일, 월단위)이나 배송지역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쿠팡플렉스 등록자는 10만 명이 넘었고, 하루 평균 5000명의 쿠팡플렉스 인력이 활동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플렉스가 물건을 찾아가는 중소형 물류센터는 1일 1회 방역하고 있는 만큼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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