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현판 ‘전두환 친필’→‘안중근체’로 교체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29일 16시 54분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현충문 현판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걸린 전두환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을 안중근체로 교체했다. 2020.5.29/뉴스1 © News1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현충문 현판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걸린 전두환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을 안중근체로 교체했다. 2020.5.29/뉴스1 © News1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걸려 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안중근 글씨체로 교체됐다. 전 전 대통령의 현판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다.

국가보훈처는 29일 오후 대전현충원 정문에 35년간 걸려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안중근체의 현판으로 교체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5년 대전현충원 준공을 기념해 현판과 헌시비에 자신의 글씨를 남겼으며, 올해로 35년째 관리됐다.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역사·문화재·보훈·법률 분야 등 각계 전문가 의견과 자문을 받아 전씨의 흔적이 남은 시설물 교체 여부를 검토해왔다.

5월 3단체(5·18민주유공자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지난 4월 대전현충원의 전두환 친필 현판과 현충탑 헌시비 철거를 요구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이 같은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후 보훈처는 국립묘지가 갖는 국가정체성과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으로 이견이 많았던 시설물을 교체함으로써, 대전현충원과 국가유공자의 영예를 높이기로 예고한 바 있다.

안중근체는 지난해 10월 안중근의사기념관·저작권위원회가 안중근 의사가 자필로 쓴 <장부가> 한글 원본의 자소를 발췌해 개발한 글씨체다.

현판은 이날 교체됐으나, 헌시비(위인의 업적을 칭송하는 시를 새겨 세운 기념비)는 재료 준비 등의 제반 시간을 고려해 6~7월에 교체할 예정이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분들을 안장하는 마지막 예우 장소인 국립묘지가 앞으로 국민의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엄중히 시설물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판 교체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 마무리 됐다.

대전현충원은 이날 오후 4시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전현충문 현판 교체 제막식을 가졌다.

임성현 대전현충원장은 “안중근 의사의 경우 대표적 독립운동가이자 당시 독립군 참모중장을 역임해 오늘날 군인정신의 귀감이 되고 있는 위인”이라며 “기존 현판은 역사적 사실을 감안해 폐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에 보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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