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용서 구하고 싶어”하는 윤미향에 이용수 할머니 침묵

29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로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용수 할머니가 만나주신다면 찾아가 다시 용서를 구할 생각”이라고 밝혔으나 이 할머니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이 할머니는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가 종종 찾는 대구 남구의 찻집 죽평 등에서 기자회견을 시청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할머니는 죽평을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지원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도 따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윤 당선인 회견과 관련해 할머니의 언급은 물론 시민모임도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이 할머니와 함께 위안부 운동을 해 온 단체 관계자들도 윤 당선인 회견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당선인 신분 마지막 날인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계 부정 의혹과 기부금 유용 의혹 등에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 윤 당선인은 “1992년부터 이 할머니와 활동한 30년의 세월 동안 할머니와 충분히 소통 못했고, 할머니가 배신자라고 느낄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한 것에 지금이라도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논란으로) 할머니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려고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할머니에게 제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신분이 된 이후 머지 않는 시기에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를 직접 찾아 사죄의 뜻을 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의 30년 인연을 잘 아는 대구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할머니도 두차례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운동의 가치를 훼손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고, 윤 당선인 역시 ‘평화운동가로 나섰던 할머니들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갈등의 골이 메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