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도…강남 비밀업소 ‘꼼수 영업’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30일 10시 32분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40대 남성 A씨는 지난 26일 휴대전화 메시지 1통을 받았다. “정상 영업이 불가피해 외부 진행으로 예약, 멤버십 형태로 영업합니다.”

비밀영업을 하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가 ‘회원’ A씨에게 보낸 문자였다. 이 업소는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꼼수 예약제 영업’을 하고 있다.

해당 업소 측 관계자는 지난 29일 “룸살롱을 비롯한 유흥업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을 중단했다”며 “우리 업소는 멤버십 회원들을 상대로만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해당 업소는 회원 한 사람당 50여만원을 받고 ‘유흥’ 제공과 함께 성매매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서 클럽을 비롯한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무기한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집합금지명령은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한다. 비밀 유흥업소는 ‘감염 고위험 사업장’인 클럽과 코인노래방 못지않게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강남 주요 유흥업소는 간판 불을 끄고 몇 개월째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인근 직장인들은 “경찰 단속도 피했던 비밀업소가 코로나19에는 백기투항해 문을 닫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일부 업소는 남몰래 영업 중이다. 역삼역 인근 2차선 도로에는 선정적인 사진과 함께 비밀업소 측 휴대전화 번호가 새겨진 전단이 여러 장 뿌려졌다. 뒷골목에서도 비밀 업소는 활개를 치고 있다. 이 업소는 마사지 숍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론 유사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게 인근 직장인들의 말이다.

직장인 B씨(38)는 “사람들 발길이 확실히 줄었으나 역삼역 뒷골목 쪽이나 오피스텔 건물에 비밀 업소가 자리 잡아 영업하고 있다”며 “문제긴 문제다”고 혀를 찼다.

이태원 클럽에 이어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도 최근 코로나19 확잔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 경고등이 다시 켜진 상태다. 특히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촉발된 감염자 수는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을 비롯해 1~2m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다음 달 14일까지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한 상태다.

그러나 비밀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이 좀 더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밀 유흥업소 정도는 아니지만 감염 우려가 높은 노래방은 손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이날 밤 9시쯤 ‘불금’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은 역삼역 인근 노래방에는 손님 2명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50석을 갖춘 사업장이다. 이 노래방 직원 C씨(여 63)는 “매출이 코로나19 전보다 80~90% 크게 감소했다”며 “비밀업소든 노래방이든 문을 닫으려면 차라리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데 먹고는 살아야 하니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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