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부천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가 7일 만에 20명대로 떨어졌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안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산발적인 감염이 계속되고 있고, 특히 전파고리가 불분명한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7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개별 사례를 살펴보면 감염의 질이 불량하다.
구체적으로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대학생 개신교 캠퍼스 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4명이 늘어 총 8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 중 최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 여의도 연세나로학원 강사 일가족과 이들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과 관련된 확진자는 전날 2명이 증가해 총 11명으로 확인됐다. 에초에는 쿠팡 물류센터발 학원 강사 감염이 의심됐으나 확인 결과 가족의 의심 증상이 빨라 감염경로를 다시 조사 중이다.
강서구 염창동 거주 30대 남성 확진자는 지난 26일 증상이 발현돼 29일 강서구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3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부천시 소재 직장을 다니고 있으나 감염경로는 불분명한 상태다.
부산에서도 고3 확진자가 나왔는데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고 접촉자가 많아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해당 학생은 지난 27일 복통 증상으로 병원에서 인후염 진단을 받았는데 증상이 호전됐다며 28일은 정상 등교를 했다.
그러나 29일 증상이 다시 나타났고 같은날 저녁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이 학생이 27일 이후 PC방을 찾았다는 것이다. 현재 방역 당국은 같은 시간대 PC방을 이용한 모든 인원은 접촉자로 분류하고 검사를 주문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더라도 전파고리가 불분명한 ‘미스터리 감염’ 많아진다는 것은 여전한 불안 요소다. 이른바 ‘조용한 전파’가 지역사회에 스며들어 언제든지 대규모 집단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감염이 늘어날수록 방역망의 틈이 벌어질 뿐 아니라 방역당국의 피로감도 쌓일 수밖에 없다. 감염 경로 불분명 사례는 방역 정책의 주요한 기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부가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발표하면서 근거로 든 기준도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5% 이하’였다.
그러나 현재 이 기준은 무너진 상황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17~31일)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여전히 조사 중인 사례는 32명이다. 전체 감염 경로에서 7.7%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이 수치는 정확히 한달 만에 1.1%p가 올랐다. 지난 4월 30일 기준으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조사중인 확진자는 10명으로 6.6%였다.
절대적인 수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신고된 코로나19 신규 환자 270명 중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는 19명이었는데 나흘새 11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수치에 우려를 드러내며 더 적극적인 검사와 신고를 강조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의 상황은 엄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도 지난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체적인 지역발생 상황은 겉으로 보기에 조금씩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전파고리가 불분명한 사례가 많다”며 “더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으로 인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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