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 “시원~하다!” 오늘은 샤워하기 딱 좋은 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일 15시 00분


사람 몸체만 한 웅장한 크기의 드론이 조형물 샤워를 위해 시동을 걸었습니다.
사람 몸체만 한 웅장한 크기의 드론이 조형물 샤워를 위해 시동을 걸었습니다.


6월의 첫 날인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 도로에 살수차와 사다리차, 날개가 여섯 개나 달린 대형 드론이 모였습니다. 목적은 올림픽 상징조형물 세척.

매년 봄을 알리던 연례행사 중 하나였던 이 작업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서 뒤늦게나마 실시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구청 공무원들에게도 이제 좀 여유가 생겼구나 하고 넘겨짚으며 다행이라 생각해봅니다.

비누칠이 지나가면 강력한 물줄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라갑니다.
비누칠이 지나가면 강력한 물줄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라갑니다.


먼저 사다리차에 오른 작업자들이 동상의 구석구석 비누칠을 합니다. 거친 솔이 머리, 팔, 겨드랑이, 다리 등 미세먼지와 매연 등으로 때가 낀 부위를 시원하게 박박 긁고 나니 고압수 살포가 이어집니다.

드론이 합세해 조형물의 머리에서 직각으로 고압수를 쏘아줍니다.
드론이 합세해 조형물의 머리에서 직각으로 고압수를 쏘아줍니다.

‘겨드랑이까지 시원하게~’
‘겨드랑이까지 시원하게~’

‘구석구석 박박’
‘구석구석 박박’


하얗게 퍼져나가는 물줄기와 파란 하늘이 만나 청량감을 자극하는군요. 이어 거센 바람을 날리며 동상의 정수리에 자리 잡은 거대한 드론이 또다시 고압수를 쏟아 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바탕 샤워를 마친 동상이 한 마디 하는 듯합니다.

“오늘 샤워하기 딱 좋은 날이야. 시원~하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아래. 샤워하기 좋은 날입니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아래. 샤워하기 좋은 날입니다.


세찬 물줄기 따라 코로나19의 흔적도 하루빨리 씻겨 나가길 소망해봅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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