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목을 압박당하는 과정에서 심장이 멎어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그의 죽음 역시 ‘살인’으로 분류됐다.
미국 CNN 등이 1일(현지시간) 플로이드의 사인에 대한 이같은 부검 결과를 보도하자 이번 사건에 성난 시위대들의 분노도 연일 확신되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체포 과정에서의 피의자의 인권과 과잉진압, 때로는 소극적 대응 등에서 논란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 일선 경찰은 이를 어떻게 봤을까.
대부분의 일선 경찰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인종차별 등 기저에 깔린 정서를 배제하더라도 수사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는게 경찰들의 설명이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는 A경감은 “형사소송법상 혐의에 따른 신병 확보까지가 경찰의 역할인데 플로이드 사건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라며 “수사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수사비례의 원칙’이란 수사 행위 자체가 목적에 적합해야 하고 행위도 필요한 최소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죄질이 낮거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을 하거나, 반항의 의지가 없는데도 과잉진압을 한다면 이는 수사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다.
경기도에서 기동대대에 근무하는 B경감도 같은 해석을 내놨다. B경감은 “명백한 과잉진압이고 입증이 쉽진 않겠지만 살인에 가깝다”며 “한국이든 미국이든 있어서는 안되는 체포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경감은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의 투명한 민주주의 사회를 역으로 보여준다고도 했다. B경감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공권력에 대한 감시 체계가 시스템화 돼 있고, 그 과정도 꽤나 투명하게 공개된다”며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번 사건은 공권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수도권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C경위는 “해당 사건은 공권력과는 무관하게 고의성이 있다고 봐야한다”며 “통상 마약 사범은 다른 형사사건 피의자와 다르게 대응하긴 하지만 뒷수갑을 채우고 앉힌 후 또다시 목을 누르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경찰의 공권력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시내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D경위는 “플로이드 사건은 분명히 미국 경찰이 과잉진압을 한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미국은 공권력이 너무 과해서 문제, 한국은 공권력이 너무 약해서 문제가 생기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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