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무방해 혐의 2차 공판 진행
법무법인 직원들 진술 두고 공방
"아들 본 적 없다" vs "알지 못 해"
'인턴 16시간' 두고도 법정서 공방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의원 신분으로 출석한 첫 재판에서 “당대표라 공식행사에 빠질 수 없다”며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최 대표가 의원 신분으로 출석한 첫 재판이다.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최 대표는 갑자기 일어나 “당대표 위치라 공식행사에 빠질 수 없다. 기자회견이 있어 오늘 정리된 부분을 다음 (공판)기일에 해달라”고 재판장에 요청했다. 최 대표 측 변호인도 “허가해주신다면 피고인 없이 진행하겠다. 다른 사건은 양해해주지 않느냐”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 판사는 “어떤 피고인도 객관적 사유가 없으면 변경해주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최 대표의 요청을 불허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가 인턴으로 활동한 법무법인 직원들의 진술과 조씨의 인턴 기간 등을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 간 공방이 벌어졌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7년 10월께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부탁을 받고 아들 조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줘 대학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검찰은 최 대표가 ‘2017년 1월10일부터 같은해 10월11일까지 아들 조씨가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문서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 보조 인턴 역할을 수행했음을 확인한다’는 허위 확인서에 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측은 “조씨가 활동한 시기(2017년도) 청맥의 직원들은 일관되게 전부 조씨를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조씨가 야간과 주말에 나왔기 때문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지극히 이례적이며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에 대해 “일부 직원은 일주일에 2~3회 출근하며, 몇몇은 자신들이 구분할 수 없다거나 못 봤다고 진술한 것”이라며 “결국 본인들이 ‘알지 못한다’ 외 다른 취지로 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조씨의 인턴 활동 기간이 8시간인 점에 대해서 검찰은 ‘주당 시간’으로 봤지만, 변호인 측에선 ‘총 시간’이라고 주장하며 의견을 달리했다.
검찰 측은 “인턴 확인서에는 주당 16시간 (활동했다는) 취지임에도, 변호인은 10개월 총 누적이 16시간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는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조씨도 당시 조사에서 한 번 청맥에 가면 2~4시간씩 활동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 측에선 “16시간은 산술적으로 계산한 게 아니라, 대략 계산한 것”이라며 “공소장에도 그렇게(총 16시간) 기재돼 있고, 실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의 3차 공판은 오는 7월23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해당 공판기일에는 증거자료와 관련된 증인신문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지원한 이유’, ‘기자회견이 재판과 임박해 잡은 이유’ 등 질문을 하자 최 대표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질문하는 이유가 뭐냐. 지시받은 것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당대표로서 국회가 개원했는데 한번도 공식 기자회견을 못 했다”며 “지난 기일에 재판장께 관련해 양해를 구했다. (다만) 연기 신청을 했다가 허가가 안 돼 나온 것”이라고 일축한 뒤 대기 중인 차량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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