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단(ROTC) 동기일 뿐 한 번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준 그분이 다녔던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데 항상 자부심을 느낍니다.”
암 투병 중인 충남대 환경공학과 현재혁 교수(사진)가 올해로 순국 40주기를 맞은 권영주 육군 중위를 기리면서 지난달 말 600만 원의 발전기금을 냈다.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후학들이 권 중위의 고귀한 정신을 이어받길 원해서다.
1980년 2월 9일 새벽 육군 전차대대 소대장이던 권영주 중위(당시 25세·ROTC 17기)는 동계전투 사격 훈련을 마치고 주둔지로 복귀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전차가 조종수의 실수로 교량 난간을 들이받고 3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전차 내부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권 중위는 의식을 잃은 부하 4명을 구한 뒤 숨졌다. 정부는 보국훈장 삼일장을 추서했고 2007년에는 ‘5월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모교인 충남대는 ROTC 주관으로 교내에 동상을 세우고 매년 호국의 달인 6월에 추모식을 열어왔다.
성균관대 출신인 현 교수는 권 중위와는 ROTC 17기 동기일 뿐 일면식이 없었다. 임관 후 권 중위의 산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다가 1993년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충남대에 재직하면서 권 중위 추모식에 참석해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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