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비대면 여행 확대
관광객 수 지난해의 70%선 회복
숲-국립공원 등 야외 관광 인기
관광지-식당서 거리두기 생활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지역 관광 패턴이 바뀌고 있다. 숲길, 해변 걷기 등 야외 관광이 뜨고 실내 관광은 시들해지는 등 예년과 다른 관광패턴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개별 관광 중심의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들도 관광지나 식당 등지에서 ‘거리 두기’를 일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달 29일 3만449명, 30일 2만9243명, 31일 2만7447명 등으로 집계됐다. 4월 29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황금연휴 기간이 지난 뒤 하루 1만9000명 선으로 떨어졌던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70% 선까지 회복했다. 렌터카 가동률은 황금연휴 기간 이후 20%대로 낮아졌다가 다시 60%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방문객이 많았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제주관광이 다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로 나가지 못한 골프 관광객이 제주로 몰리면서 주말에는 골프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외국행을 포기한 신혼여행객이 제주를 선호하면서 서귀포시 해안지역의 특급호텔이나 고급 펜션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주 호텔업계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가족 단위 투숙객이 늘어나면서 전망이 좋은 고급 숙박업소 객실 예약은 늘고 있지만 제주시내 특급호텔이나 단체관광객 중심의 숙박업소는 투숙객이 없어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제주올레코스, 한라산둘레길 등에 도보 여행객이 몰리고 한라생태숲, 사려니숲, 절물휴양림, 삼다수숲길, 비자림 등 야외 숲길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탐방객은 4월 3만4000여 명에서 지난달 6만2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제주시 함덕, 월정, 협재 등 해수욕장과 야영장에도 이용객이 늘고 있다.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야외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박물관과 테마파크 등 실내 관광지는 발열을 체크하고 소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관광객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제주관광의 핵심 변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추가 발생 여부다. 지난달 경기 군포시 교회 관계자가 제주여행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특가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항공과 호텔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주도는 이번 확진자 발생으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미술관, 도서관, 실내관광지의 부분 개장을 당초 이달 4일에서 18일로 연기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웰니스관광 15선’ 선정 공모와 스냅사진 촬영이벤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홍보에 나서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창행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은 “가급적 개별 관광을 하고 관광업소에서도 비대면 주문과 결제, 관람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관광지나 식당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을 하는 등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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