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강원 고성 포획 멧돼지 혈액서 항체 최초 검출
환경과학원 1차 확인…OIE 표준기법으로 최종 확인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항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6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 혈액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항체를 정밀 진단하기 위해 효소면역법(ELISA) 분석 키트를 활용해 1차로 확인했다. 이후 세계동물보건기구(OIE) 표준기법을 이용해 항체를 최종 확인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2일까지 분석한 야생멧돼지 혈액시료 3026건 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부분의 멧돼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후 수일 내에 폐사하지만, 일부 개체는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매뉴얼에 따르면 유럽 감염 지역에서 잡힌 멧돼지 중 0.5~2%가 항체를 보유했다.
다만, 항체 보유 개체가 장기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발생지역 7개 시·군과 인접 지역 멧돼지를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추가로 실시해 바이러스 변이 여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경기 연천군에서 포획됐거나 폐사체로 발견된 멧돼지 159마리 중 폐사체 1마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2일 기준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수는 총 631건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개체는 연천 지역에서 254번째로 발견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폐사체는 환경당국이 설치한 울타리 안에서 영농인이 발견했다.
환경과학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멧돼지 폐사체 시료 58건, 포획 개체 시료 101건을 검사해 폐사체 1건에서 바이러스 양성을 확인했다.
당국은 ‘표준행동지침’(SOP)에 따라 현장 소독 후 사체들을 매몰 처리했다. 주간 발생 건수 1건은 지난 1월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급증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최근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건수는 감소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양성 개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2차 울타리 내 멧돼지 서식 밀도는 발생 초기인 지난해 10월 6.49마리/㎢에서 지난 4월 1.53/㎢로 감소했다.
하루 평균 폐사체 발견 건수는 지난 3월 10.5건에서 지난달 4.6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발견된 폐사체 중 양성 개체 비율인 ‘감염율’도 지난 3월 38.7%, 4월 22.7%, 5월 20.4%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최근 발생 건수 감소 원인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울타리 내 감염 폐사와 지속적인 포획으로 멧돼지 개체 수가 줄었고, 봄철 출산기 멧돼지들의 이동이 감소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경부는 봄철 출산기 이후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건수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멧돼지 포획과 폐사체 수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 2일까지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감염 멧돼지 개체 수는 ▲파주 98마리 ▲연천 254마리 ▲포천 3마리 ▲철원 29마리 ▲화천 240마리 ▲양구 3마리 ▲고성 4마리이다. 전국적으로는 631마리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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