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9명 중 48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감염 가능성이 높은 ‘3밀(밀폐·밀접·밀집)’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는 9%로 높아졌다.
● 끈질기게 이어지는 소규모 감염
최근 확산세는 종교시설에서 시작된 감염이 특징이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33곳. 이들 모두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오후 6시 기준 59명. 지역별로는 인천 34명, 서울 16명, 경기 9명이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A 씨(60) 등 60~70대 목사 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함께 모임을 갖거나 식사를 함께해 감염됐다. 서울 마포구의 한 60대 여성은 지난달 27일 인천 부평구의 한 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여성과 접촉해 감염됐다. 지난달 31일 양천구 신월3동 부활교회 예배에 참석한 강서구 50대 여성도 이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교회는 인천 교회에 다녀온 확진자가 지난달 24, 28일 다녀간 교회다.
전파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 또는 직업군에서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대웅제약 경인사무소 영업사원 B 씨(31)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B 씨는 서울 강서구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의 직장동료다. 같은 시기 B 씨와 접촉한 다른 영업사원 11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부천 영업사무소를 폐쇄했다.
2일 KB생명보험 직원 3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아 총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근무자의 확진 판정으로 학생 감염 우려가 제기됐던 서울 성북구 돈암초의 경우 확진 근무자가 14일부터 야간당직으로 근무해 학생과의 접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이 근무자의 가족 및 교직원 등 141명에 대해 검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다단계회사에서 판매교육을 받던 C 씨(72)와 60대 여성 D 씨도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관악구에 있는 한 건강용품 다단계회사에서 판매교육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C 씨가 참석한 1일 교육 행사에는 100명 이상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D 씨는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C 씨의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이었다.
● 약한 고리 파고 드는 무증상 감염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의 중심에 무증상자 또는 경증 환자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종교시설 등 밀폐·밀접·밀집된 장소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지역 감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무증상자는 유증상자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당한 전염력이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감염 초기, 증상 발현 단계 이전의 환자가 전염력이 있는 무증상자로 분류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전체 감염자 중 무증상자 비율은 25~30%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증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최종 격리 해제 때까지 무증상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진행되는 수도권 집단 감염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유행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 중 수도권 개척 교회 감염이 시작되며 일 평균 확진자가 이전보다 늘어났다.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37.3명이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나오던 지난달 11~22일 일 평균 22.3명에서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 집단 발병으로 최근 일일 진단 검사 건수는 1만 5000건~1만 7000건에 달한다. 최근 2주 간 2~3배 증가한 수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다음 주말까지가 수도권의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될지 확인하게 되는 중요한 고비”라며 “수도권 주민들께서는 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일상생활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 더욱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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