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성매매업소 집결지 ‘해운대 609’ 역사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4일 03시 00분


3일 폐쇄 선포식 열려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해운대 609’의 폐쇄 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해운대 609’의 폐쇄 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부산의 대표적인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이른바 ‘해운대 609’가 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산 해운대구는 3일 오전 우동에서 609 폐쇄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성매매 피해 상담소 ‘꿈아리’의 김향숙 소장이 609가 폐쇄되기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주민 대표들이 ‘성매매 근절 선언’을 함께 낭독한 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이 폐쇄를 공식 선포했다.

609는 6·25전쟁 때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주둔했던 미군의 ‘609 수송부대’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군을 상대로 한 성매매업소로 출발한 이곳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급격히 쇠퇴했다. 하지만 일부 업소는 지난해 초까지 문을 열었다.

국제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해운대구로선 609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이에 구는 관할 경찰서, 소방서 등과 ‘609 폐쇄를 위한 지역협의체’를 구성하고 꿈아리 측과 함께 성매매 여성 상담 등을 통한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꿈아리는 2015년부터 이곳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활동을 해왔다.

구는 완전 폐쇄를 위해 부지 4만2856m²를 매입해 관광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시도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부지를 개발하겠다는 민간 사업자가 나오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사업자 측은 2022년까지 지하 5층, 지상 38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인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를 짓기로 하고 2월에 부지 내 건물들을 모두 철거했다. 신세계건설이 시공을 맡고 이달 중순 분양을 시작한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주민의 오랜 희망이었다. 올해는 해운대가 출장소에서 구로 승격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살고 싶고 쾌적한 도시로 만드는 데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해운대 609#609 폐쇄 선포식#성매매 집결지 폐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