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 탄 전세계, 위기극복 힘 모을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5일 03시 00분


‘총, 균, 쇠’ 저자 다이아몬드 교수… 박원순 시장과 ‘코로나 이후’ 대담
“기후변화-불평등 등 글로벌 이슈… 한 국가 노력만으론 해결 못해
한국 코로나 대응, 전세계 롤모델… 취약계층 지원책 2배로 늘려야”

4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설치된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와 온라인 대담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4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설치된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와 온라인 대담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전 세계가 하나의 배에 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몸’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대와 협력만이 위기에서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가 4일 오전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무기와 병균, 금속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다뤄 1998년 퓰리처상을 받은 책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의 저자다.

이번 대담은 1일부터 5일간 ‘감염병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열리는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의 한 세션으로 마련됐다.

팬데믹(대유행), 아무도 면역을 갖추지 않은 질병.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 두 가지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면으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19는) 과거 흑사병이나 천연두, 홍역 등과 달리 항공편을 통해 전 세계에 퍼졌다”며 “신종 전염병으로 누구도 면역력이 없고 항체가 없어 사람들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국가별 대응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스웨덴은 집단 면역을 시도했고 베트남은 봉쇄 정책을 선택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확진자 동선 정보를 공개하고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진단 등의 혁신적인 방법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매우 높은 나라로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며 “지금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그는 미국과 다른 한국의 공공의료 체계, 방역당국의 즉각적인 대응 등을 언급하며 “한국은 전 세계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제·사회적 불평등의 확산을 우려한다. 박 시장은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재난지원금 지급, 비정규직 근로자 대상 금융 지원에 이어 최근에는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불평등 완화를 위해) 지금 하는 조치들을 2배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자원 활용, 사회·경제적 불평등 등은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슈다. 가령 작은 나라가 코로나19 위험 지대로 남아있다면 언제든 나머지 국가도 다시 위험에 휩싸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어느 국가가 국경을 막아 자국을 보호하려 한다면 단기적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니다”며 “국가 간 경쟁보다 해법을 찾기 위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과 서울은 ‘위기 극복 모델’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국 인구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다른 나라들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도 “우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경을 폐쇄하거나 외국인 입국을 막지 않았다”며 “혐오나 차별이 없는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재러드 다이아몬드#감염병 위기 극복#총·균·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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