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나는 누구인가’ 8일 출간
“朴 전대통령 취임후 남편과 소원… 정윤회 방패 없어지니 주목받아”
‘국정 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4·사진) 씨의 옥중 회고록이 나온다.
출판사 ‘하이비전’은 “최 씨가 육필로 쓴 옥중기가 8일 출간된다”고 4일 밝혔다. 제목은 ‘최서원 옥중 회오기(悔悟記)―나는 누구인가’이다. ‘회오’는 잘못을 뉘우치고 깨닫는다는 뜻이다. 최 씨는 “사람들은 최순실이라는 이름 앞에 국정농단의 주범, 역사의 죄인, 심지어 무식한 강남 아줌마 등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나를 평가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나의 입장을 말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책 표지엔 “권력자의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항변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며 “비록 지금은 욕을 먹더라도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전체 8장으로 된 책 1∼3장에서는 가족 얘기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4∼6장에서는 국정농단 사건, 삼성과의 관계, 독일 생활, 검찰 수사 등에 관해 썼다. 7∼8장엔 재판 과정과 구치소 생활에 관한 내용 등이 나온다.
가족사를 다룬 부분엔 전남편 정윤회 전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장과 헤어지게 된 사연이 나온다. 최 씨는 “(박 대통령 취임 후) 나는 가족과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정 실장과도 수시로 갈등을 겪었다. 그는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걸 극도로 꺼려 나에게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고 수차례 권유했다”고 했다. 또 “박 대통령을 떠나자니 의리를 저버리는 것 같고, 그대로 있자니 세상이 놔두질 않을 것 같고, 그래서 결국 그를 놓아주기로 했다”며 “정윤회라는 이름의 방패가 없어지니 (내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아마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됐고, 그것이 비극적인 내 운명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적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하는 내용도 나온다. 최 씨는 “지금 밖에선 법무부 장관 후보 조국의 끝없는 거짓말, 딸과 관련한 불법적인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하는 그들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지 부럽기까지 하다”고 썼다. 이어 “이건 국정농단을 넘어 국정장악”이라며 “나는 왜 그렇게 버티지를 못하고, 왜 딸이 그렇게 당하고 쇠고랑까지 차면서…”라고 후회하기도 했다.
책에는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을 ‘냉정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을 하지도 않았지만 부탁을 했더라도 박 전 대통령은 냉정한 사람이어서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의한 국정농단의 재구성’,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 씌우기’, ‘가족을 이용한 플리바기닝’ 등 검찰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엿보이는 표현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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