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홍도 해상 동굴에 투입됐다가 기상악화로 함께 고립… 탈진후 실종
동료 2명-다이버 2명은 구조돼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를 구조하다 실종된 해양경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남 통영해양경찰서는 통영시 한산면 홍도의 한 해상 동굴 안에 있던 다이버 2명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된 정모 순경(34)이 7일 오전 10시 40분경 수중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실종된 지 약 10시간 만이다. 정 순경은 동굴 입구 수중 12m 지점에서 발견됐으며 해경 구조대와 민간구조사에 의해 인양됐다. 당시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었다. 이후 통영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정 순경은 전날 오후 2시 19분경 다이버 2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들과 함께 출동했다. 오전부터 스킨스쿠버를 하던 다이버 10여 명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자 복귀하기로 결정했는데, 일행 중 2명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소방당국과 해경 등에 연락했다. 해경은 실종 지점으로 경비함정과 구조대를 급파했고 이들은 실종 지점 인근 동굴에서 다이버 2명을 발견했다.
정 순경 등 3명은 바닷속으로 잠수해 동굴 진입을 시도했다. 정 순경이 가장 먼저 동굴에 들어가 구조 로프를 설치했다. 하지만 동굴 입구가 좁고 주변에 암초가 많아 구조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이어진 기상 악화로 파도가 높게 일자 오히려 동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시 인근 해상에는 높이 2∼2.5m의 파도가 쳤다.
다행히도 동굴 안에는 넓진 않지만 몸을 피할 공간이 있었다. 정 순경 등 해양경찰 3명과 다이버 2명은 동굴 안에서 파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오랜 시간 입수와 구조작업을 이어온 정 순경은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다. 탈수 증세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7일 오전 1시경 정 순경에게 순간적으로 너울성 파도가 들이닥쳤고 이에 휩쓸려 실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등 15척과 구조 인력 20여 명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월 구조 특채로 임용된 정 순경은 장승포파출소 구조대에서 근무해왔으며 적극적인 업무 자세로 평판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으로는 부모님이 있으며 현재 미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구조활동에 나섰던 해경 동료 2명과 구조를 요청했던 다이버 A 씨(41)와 B 씨(31·여)는 고립 신고 11시간여 만인 7일 오전 1시 51분경 구조됐다.
댓글 0